삼성전기, 서버 수요 전환이 만든 ‘비수기 실종’…계절성 약화가 의미하는 것

안녕하세요. 블로그를 오래 하다 보니(진짜로요), 분기 실적 시즌만 되면 몸이 먼저 반응합니다. 예전엔 4분기만 되면 “아, 여기부터는 비수기니까 기대치를 좀 낮추자” 같은 말을 거의 습관처럼 했거든요. 특히 전자부품 업종은 더 그랬습니다. 스마트폰, PC 같은 IT 세트 판매가 흔들리면 부품주도 같이 흔들리고, 4분기는 ‘재고 조정’이란 단어가 어김없이 등장했죠.

그런데 요즘 삼성전기를 보면 그 공식이 조금씩 깨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제가 이번에 가장 강하게 본 포인트는 딱 두 단어예요. 서버 수요 전환, 그리고 계절성 약화. 이게 그냥 “AI 좋다” 같은 한 줄 낙관론이 아니라, 실적 숫자와 사업부 흐름에서 실제로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오늘은 “왜 삼성전기의 비수기 의미가 옅어졌는지”, 그리고 “서버 수요 전환이 어떤 방식으로 계절성 약화를 만들고 있는지”를 제 경험과 함께 풀어볼게요. (투자 권유 글은 아니고요, 저는 제 방식대로 보는 관점을 공유하는 정도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비수기가 사라졌다는 말, 그냥 수사가 아니더라

4분기 실적을 볼 때 저는 항상 두 가지를 같이 봅니다.
첫째, 매출이 꺾였는지.
둘째, 수익성이 버텼는지.

삼성전기의 2025년 4분기(4Q) 기준 숫자를 보면 매출은 2조 9,021억 원 수준으로 전 분기 대비 거의 비슷한 흐름이었고, 영업이익도 2,395억 원으로 이익 체력이 꽤 단단했습니다. 영업이익률이 8%대를 유지했다는 것도 포인트고요.

여기서 중요한 건 “4분기인데도 이 정도로 버텼다”는 사실 자체입니다. 예전 패턴대로라면 4분기는 재고 조정, 단가 압박, 가동률 저하 같은 단어가 먼저 떠오르는데, 이번엔 그 느낌이 확실히 약했습니다. 그리고 그 배경에 서버 매출 비중 확대가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 결정적이에요.

제가 블로그 운영하면서 느낀 건, 시장은 결국 “이 회사가 어떤 수요에 묶여 있느냐”로 평가를 바꾼다는 겁니다. 스마트폰 수요에 묶여 있으면 스마트폰 사이클을 따라가고, 서버 수요에 묶여 있으면 데이터센터 투자 사이클을 따라가죠. 지금 삼성전기는 그 무게중심이 “IT 중심”에서 “서버·전장 중심”으로 넘어가고 있는 그림이 보입니다. 이게 바로 서버 수요 전환이고, 이 전환이 반복되면 자연스럽게 계절성 약화가 따라옵니다.


서버 수요 전환, 숫자로 느껴지는 변화

삼성전기 사업은 크게 컴포넌트(MLCC), 패키지(기판), 광학통신/카메라 같은 축으로 나뉘잖아요. 저는 “서버 수요 전환이 한 사업부에만 나타나는지, 아니면 여러 사업부에서 동시에 나타나는지”를 보는데, 지금은 후자에 가깝습니다.

  • 컴포넌트 쪽에서는 서버향 MLCC 비중이 점점 커지고,
  • 패키지 쪽에서는 서버/네트워크 중심 FC-BGA가 성장의 중심이 되고,
  • 광학 쪽에서도 북미 쪽 큰 고객 영향력이 점점 커지는 흐름이 보입니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요. 한쪽만 서버로 좋아지면 “일시적 수요”로 끝날 수 있는데, 여러 축이 같이 움직이면 “구조적 전환”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그리고 구조가 바뀌면, 계절보다 구조가 더 큰 변수가 됩니다. 그래서 저는 이 글에서 서버 수요 전환을 세 번, 네 번 말하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그만큼 핵심이라서요.


컴포넌트: MLCC가 ‘IT’에서 ‘전장·서버’로

MLCC는 삼성전기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죠. 그런데 MLCC를 볼 때 요즘 제가 제일 먼저 확인하는 건 “어디에 팔렸나”입니다. 예전에는 스마트폰, PC 같은 IT 비중이 너무 컸고, 그래서 IT 세트가 흔들리면 MLCC도 같이 흔들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최근 흐름에서는 전장(자동차)과 산업 비중이 커지면서 IT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모습이 관측됩니다. 쉽게 말하면, ‘스마트폰이 잠깐 쉬어도’ 전체가 와르르 무너지지 않는 구조로 가는 거죠. 저는 이걸 개인적으로 “체력형 MLCC 믹스”라고 부릅니다. 자극적인 단어보다 이런 변화가 훨씬 중요하더라고요.

또 하나 눈에 띈 건 가동률과 재고 분위기입니다. 가동률이 낮은 80%대가 아니라 90% 초반에서 움직이고, 재고도 4~5주 수준으로 타이트하게 유지되는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단가가 쉽게 무너지지 않고, 오히려 고부가 비중이 늘면 평균 판매단가(ASP)가 버텨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산업·전장용 고부가 MLCC 비중이 커지면 “블렌디드 ASP”가 좋아지기 쉬워요. 스마트폰이 약한 구간에서도 고부가 믹스가 수익성을 지지해 주는 구조죠. 이게 그냥 ‘좋다’가 아니라, 비수기에도 숫자가 버티는 근거가 됩니다. 다시 말해, 계절성 약화가 MLCC에서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패키지: FC-BGA가 계절성을 지워버리는 방식

저는 이번 분기에 가장 인상 깊었던 건 패키지 쪽이었습니다. 연말에는 모바일 AP 쪽 BGA 수요가 재고 조정으로 약해질 수 있잖아요. 그런데 그 빈자리를 서버·네트워크 중심 FC-BGA가 상쇄를 넘어 성장으로 끌고 갔다는 흐름이 보입니다.

FC-BGA는 “누가 사주느냐”가 정말 중요합니다. 서버/네트워크 쪽은 고객의 투자 사이클이 길고, 한번 설계에 들어가면 수명이 길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스마트폰처럼 ‘한 시즌’에 좌우되기보다, 데이터센터 증설과 신규 칩(ASIC 등) 출시 흐름에 따라 몇 분기를 통으로 끌고 가는 힘이 생깁니다.

재미있는 건, FC-BGA에서 서버/네트워크 비중이 이미 전체 응용처에서 절반 수준까지 올라와 있다는 점이에요. 그리고 서버 익스포저 확대 속도는 MLCC보다 빠르게 느껴집니다. 저는 이런 상황에서 “비수기”라는 단어가 점점 의미 없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왜냐면, 서버 고객은 4분기라고 해서 갑자기 멈추지 않거든요. 투자 타이밍이 분기 기준의 ‘계절’보다, 인프라 구축 일정에 더 좌우됩니다.

또 설비 쪽도 포인트입니다. 풀캐파(Full Capacity) 도달 시점이 앞당겨지고, 이에 맞춰 설비투자(CapEx)가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가 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을 볼 때 두 가지 감정이 같이 옵니다.

  • 긍정: 수요가 그만큼 확실하다는 신호
  • 경계: 설비 증설은 타이밍이 틀리면 부담이 될 수도 있음

그래서 저는 FC-BGA를 볼 때 “수요 강도”와 “증설 속도”를 같이 체크합니다. 지금은 수요 쪽 무게가 더 강하게 보이긴 합니다. 특히 기존 고객에 더해 신규 고객이 늘어나는 흐름은, ‘한 고객에 의존하는 리스크’를 줄여주니까요.

이렇게 패키지에서 서버 수요 전환이 강해지면, 전사 실적에서 계절성 약화가 훨씬 빨리 체감됩니다. 삼성전기가 딱 그 구간으로 들어가는 느낌이 있습니다.


광학통신·카메라: 로봇과 전장이 주는 힌트

광학통신/카메라 쪽은 사실 변수가 많습니다. IT 수요가 불확실할 때는 흔들릴 수 있고, 메모리 가격 같은 외부 요인에 따라 세트 수요가 움직이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저는 이쪽을 볼 때 “스마트폰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된다”는 걸 여러 번 경험했습니다.

최근에는 로봇, 자율주행 같은 키워드가 같이 언급되면서, 단순 카메라 모듈을 넘어 ‘센싱’으로 확장되는 흐름이 눈에 띕니다. 예를 들어 전장 쪽에서는 히팅이나 발수 코팅 같은 기술 고도화가 같이 따라붙고, 고화소·센싱·전천후 카메라처럼 요구 스펙이 올라가죠. 스펙이 올라가면 단순히 물량 싸움이 아니라 “기술로 먹고사는 구간”이 됩니다.

또 하나는 북미 쪽 큰 고객 영향력이 커지는 흐름입니다. 저는 이걸 “고객의 언어가 바뀐다”라고 표현하는데요. 예전에는 국내·아시아 중심 고객의 일정에 맞춰 움직였다면, 지금은 북미 빅테크 고객의 투자와 제품 로드맵에 맞춰 움직이는 비중이 커지는 그림입니다. 이 흐름은 패키지뿐 아니라 광학에서도 의미가 있고요.


2026년을 보는 체크리스트: 저는 여기부터 봅니다

자, 여기서 중요한 건 “그럼 앞으로 뭘 봐야 하냐”잖아요. 저도 블로그 이웃분들이 가장 많이 물어보는 게 그 부분입니다. 저는 2026년을 볼 때 아래 체크리스트를 씁니다.

1) MLCC: 출하량보다 ‘믹스’와 ‘가동률’

IT 세트(스마트폰/PC)가 약하면 출하량이 흔들릴 수 있어요. 그런데 그보다 중요한 건 전장·산업·서버 비중이 얼마나 유지되는지, 그리고 가동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지입니다. 가동률이 유지되고 재고가 타이트하면, 가격이 쉽게 무너지지 않습니다. 결국 수익성은 믹스가 지켜주는 경우가 많거든요.

2) FC-BGA: 풀가동 시점과 고객 다변화

FC-BGA는 풀가동이 언제냐가 핵심입니다. 풀가동이 가까워질수록 매출 레버리지가 커지고, 동시에 증설 결정을 요구받을 가능성도 커집니다. 여기서 신규 고객이 늘어나는 흐름은 안정성을 높여주는 요인이고요. 저는 “고객이 늘면 단가 협상에서도 숨통이 트인다”는 걸 여러 산업에서 봤습니다.

3) CapEx: 커지는 건 좋은데, ‘효율’이 더 중요

설비투자가 늘어난다는 건 기대도 되지만, 항상 체크해야 할 포인트입니다. 어디에 투자하느냐(해외 신공장, 고부가 MLCC 라인, 서버용 기판 증설, 북미 거점 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거든요. 저는 CapEx 자체보다 “고부가 중심으로 가는 CapEx인지”를 더 중요하게 봅니다.

4) 신사업: 글래스 기판은 ‘시간’이 핵심

글래스 기판은 기대감이 큰 영역이지만, 반대로 말하면 시간이 걸리는 영역이기도 합니다. 파일럿 라인, 샘플, 고객 프로모션, 그리고 소재/공정까지… 단계를 밟아야 하니까요. 그래서 저는 이걸 단기 실적보다는 “중장기 옵션”으로 봅니다. 기대는 하되, 당장 내일 숫자로 찍힐 거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이런 솔직함이 투자에서 저는 오히려 도움이 되더라고요.


제가 체감한 변화: ‘계절’ 대신 ‘구조’를 보는 습관

개인적으로 10년 넘게 분기 실적을 따라가면서 느낀 건 이거예요. 시장은 단기적으로는 감정으로 움직이지만, 결국 장기적으로는 구조를 반영합니다. 그리고 구조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게 “비수기 실적”입니다.

삼성전기의 최근 흐름은, 전사에서 서버 매출 비중이 커지면서 “4분기=비수기”라는 공식이 점점 무뎌지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서버 수요 전환이 전사로 퍼지면, 당연히 계절성 약화가 생깁니다. 그리고 이 변화는 숫자에서 이미 신호가 나오고 있다고 저는 봐요.

물론 리스크도 있습니다.

  • 서버 투자 사이클이 꺾일 수 있는지
  • 증설 속도가 너무 빠르진 않은지
  • IT 수요가 예상보다 더 약해지진 않는지

하지만 저는 요즘 삼성전기를 볼 때, 예전처럼 “스마트폰 판매량” 하나만 놓고 판단하지 않습니다. 서버와 전장이 만든 새로운 수요 축이 생겼고, 그 축이 계절을 눌러버리는 구간이 오고 있다고 보거든요.


마무리: 다음 분기에는 ‘무엇이 비수기를 이겼는지’부터 보자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 삼성전기의 비수기 체감이 약해지는 이유는, 단순히 운이 좋아서가 아니라
  • 서버 수요 전환이 컴포넌트(MLCC)와 패키지(FC-BGA)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 그 결과 전사 실적에서 계절성 약화가 실제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 분기 실적을 볼 때는 “매출이 늘었나”보다, “무엇이 비수기를 이겼나”를 먼저 보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그 답이 계속 ‘서버’와 ‘전장’ 쪽에서 나온다면, 삼성전기를 바라보는 시장의 프레임도 더 단단하게 바뀔 거라고 생각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 이 글에서 더 궁금한 포인트(MLCC 믹스, FC-BGA 증설, 북미 고객 비중 같은 것)가 있으면 댓글로 편하게 남겨주세요. 제가 아는 선에서는 최대한 솔직하게 이야기해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