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생존 전략 가이드: 수익성 개선과 고객 락인 | 전략대장 이팀장

요즘 이커머스 이야기를 하면, 업계 안팎에서 비슷한 한마디가 나옵니다. “이제는 성장보다 버티기다.” 코로나 시기에는 트래픽만 잡으면 다음 라운드가 열리는 분위기였는데, 지금은 공기가 확 달라졌죠. 온라인쇼핑 거래액 자체는 200조 원을 넘기며 계속 커지고 있는데, 성장률은 예전처럼 20%씩 뛰지 않습니다. 게다가 엔데믹 이후 오프라인 소비가 회복되면서 ‘온라인만의 독주’도 끝났고요.

 

제가 오늘 글에서 계속 붙잡고 갈 축은 딱 두 가지입니다. 고객 락인, 그리고 수익성 개선. 이 둘을 동시에 못 잡으면, 쿠폰과 광고로 버티는 전략은 언젠가 한계가 옵니다. 반대로 말하면, 이커머스 생존 전략은 결국 이 두 축을 얼마나 ‘설계’로 풀어내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1) 왜 지금 이커머스가 ‘격변기’인가: 성장 둔화 + 경쟁 재편

격변기라는 말이 과장처럼 들릴 수도 있는데요, 숫자 흐름을 보면 체감이 됩니다. 팬데믹 때는 온라인 거래액이 가파르게 올라가다가, 2022~2023년 들어 월별 성장률이 한 자릿수로 내려오면서 확실히 ‘성장 둔화’ 국면으로 들어섰습니다. 이 구간에서 기업들의 태도가 바뀌는 장면을 자주 보게 됩니다.

  • 예전: “쿠폰 더 뿌리자”, “광고 더 태우자”, “배송 더 빠르게”
  • 요즘: “이 고객이 왜 떠나는지부터 보자”, “물류비·마케팅비를 어떻게 줄이지?”, “수익성 개선이 가능한 카테고리가 뭔지 다시 짜자”

경쟁 구도도 재편 중입니다. 체력이 있는 상위 플랫폼은 점점 더 강해지고, 중위권은 합종연횡(M&A)과 전략 수정으로 버티는 그림이 많아졌죠. 결국 시장이 성숙기에 들어서면서 ‘시장 점유율 경쟁’에서 ‘사업 모델 경쟁’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봅니다.

이 흐름에서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은 건, 고객 락인수익성 개선이 “따로”가 아니라 “세트”라는 점입니다. 락인이 있어야 마케팅비가 덜 들고, 마케팅비가 덜 들어야 수익성 개선이 되고, 수익이 나야 락인에 재투자가 가능해집니다.


2) 배송 전쟁, 다시 붙었습니다: 속도보다 ‘선택지’가 경쟁력

이커머스 하면 아직도 많은 분들이 “배송이 전부 아니냐”라고 하시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배송 전쟁은 다시 붙었는데, 예전처럼 ‘무조건 빠르게’가 아니라 ‘상황에 맞는 옵션’을 얼마나 촘촘하게 제공하느냐로 바뀌었어요.

최근 눈에 띄는 변화는 이런 것들입니다.

  • 요일 배송/일요일 배송 같은 ‘빈틈 시간’ 공략
  • 도착보장처럼 “언제 온다”를 확실히 약속하는 서비스
  • 새벽배송을 무리하게 넓히기보다, 가능한 지역·품목을 정교하게 설계하는 방식
  • 당일·익일·예약·묶음배송 등 라인업을 세분화해 고객 선택권을 넓히는 전략

여기서 핵심은 비용입니다. 물류는 ‘해주면 좋다’가 아니라 ‘해도 남는다’가 되어야 하거든요. 그래서 자동화 물류센터, 풀필먼트(보관·포장·배송·반품 대행) 같은 투자가 계속됩니다. 자동화가 들어간 물류센터 사례를 보면 피킹(상품 집기) 속도와 오류율이 확실히 달라지고, 그게 곧 운영비와 고객 경험으로 연결됩니다. 다만 초기 투자비가 큰 만큼, 규모의 경제가 안 나면 오히려 수익성 개선을 더 어렵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정리하면, 배송 전쟁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제 배송 전쟁은 ‘속도 경쟁’이 아니라 비용과 품질을 함께 관리하는 게임으로 바뀌었습니다.


3) 크로스보더 커머스가 ‘새 격전지’가 된 이유

국내 이커머스가 저성장 국면으로 들어가면, 다음 성장 스토리가 필요합니다. 그중 하나가 크로스보더 커머스(해외 직구·역직구 포함)예요. 요즘 주변에서도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같은 해외 플랫폼 얘기가 정말 많죠. 가격만 보면 “이 가격이 말이 되나?” 싶을 때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중요한 건 이게 단순히 ‘싸게 파는 플랫폼이 들어왔다’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 국내 플랫폼 입장: 새로운 경쟁자 등장 + 가격 기준이 흔들림
  • 소비자 입장: 선택지가 늘고, 가격 민감도가 더 올라감
  • 판매자 입장: 채널이 늘지만, 마진 압박도 커짐

그래서 국내 플랫폼들도 크로스보더 커머스를 전략적으로 키우는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해외 판매를 돕는 솔루션을 만들거나, 글로벌 물류와 연계하거나, 해외 상품 소싱을 강화하는 식이죠. 이커머스 생존 전략에서 크로스보더 커머스는 앞으로 더 자주 등장할 겁니다. 국내만 보고 포트폴리오를 짜면, 경쟁력 자체가 흔들리는 구간으로 들어가고 있으니까요.


4) 전문관·라이브·멤버십: 고객 락인을 만드는 3종 세트

이커머스 기업들이 요즘 가장 집요하게 붙잡는 건 결국 고객 락인입니다. 고객 락인은 쉽게 말해 “한 번 들어온 고객이 다른 곳으로 못 가게 만드는 구조”예요. 예전에는 가격과 쿠폰이 락인이었다면, 이제는 구조가 더 복합적입니다.

(1) 전문관/버티컬 강화

럭셔리·프리미엄 뷰티처럼 객단가가 높은 카테고리에서 ‘전문관’을 키우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단순히 매출이 커서가 아니라, 수익성 개선에 유리하기 때문이죠. 브랜드 신뢰가 쌓이면 재구매가 생기고, 재구매는 곧 고객 락인으로 이어집니다.

(2) 라이브커머스의 오픈 플랫폼화

라이브커머스는 ‘보여주기’가 아니라 ‘설득’의 영역입니다. 실제로 라이브가 강한 판매자(또는 크리에이터) 한 명이 상세페이지 수십 장보다 강력한 경우가 꽤 많아요. 최근엔 폐쇄형에서 오픈형으로 바뀌면서, 중소 판매자와 크리에이터까지 생태계가 넓어지고 있습니다. 플랫폼 입장에선 콘텐츠가 늘수록 체류시간이 늘고, 그 체류시간이 결국 고객 락인을 강하게 만듭니다.

(3) 통합 멤버십 경쟁

요즘은 구독이 너무 많습니다. OTT, 음악, 배달, 게임… 구독 피로가 쌓이죠. 그래서 이커머스의 통합 멤버십은 “배송 혜택 + 콘텐츠 혜택”을 묶어 ‘해지하기 아까운 구조’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게 고객 락인의 정석이에요.

여기서 포인트는 하나입니다. 고객 락인은 마케팅이 아니라 설계입니다. 그리고 설계가 잘 되면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됩니다.


5) 페이 경쟁과 ‘판매자’ 확보: 이제 돈은 B2B에서 난다

이커머스가 단순히 ‘쇼핑몰’이었다면, 페이(간편결제)까지 직접 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런데 요즘은 결제도 플랫폼 전쟁의 핵심이 됐어요. 결제가 한 번 등록되면 다른 곳으로 옮기기가 귀찮아지고, 그 귀찮음이 곧 고객 락인으로 작동하거든요. 결제 데이터는 마케팅과 상품 기획에도 연결되고요.

 

그리고 한 발 더 나가면, 요즘 플랫폼들이 더 집착하는 건 ‘판매자’입니다. 고객은 쿠폰으로 왔다가 쿠폰이 없어지면 떠나기도 하지만, 경쟁력 있는 판매자는 플랫폼을 바꿔도 다시 데려오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풀필먼트, 마케팅, 고객관리, 데이터 분석 같은 D2C 지원 솔루션을 키워 “판매자가 이 플랫폼을 쓰면 편하다”를 만들고 있어요. 이게 B2B 락인이고, 장기적으로 수익성 개선의 핵심 축이 됩니다.


6) 생성형 AI, 쇼핑을 어디까지 바꿀까?

AI 얘기는 이제 너무 흔해서 피로감도 있지만, 이커머스에서 생성형 AI는 ‘있으면 멋진 기술’이 아니라 비용 구조를 바꿀 수 있는 기술입니다. 핵심은 “운영 효율”과 “개인화”예요.

제가 중요하게 보는 포인트는 세 가지입니다.

  • 상품 기획/콘텐츠 제작: 이미지·카피 제작 시간 단축, 운영 효율 증가
  • 광고/추천: 고객 취향을 더 정교하게 반영해 전환율 개선
  • 검색 경험: “내가 원하는 조건”을 문장으로 말하면 딱 맞는 상품을 찾아주는 방향

다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생성형 AI가 실제로 현장에서 어느 정도까지 성과를 내는지는 회사마다 편차가 큽니다. 데이터 품질, 내부 역량, 보안 이슈까지 다 걸려 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AI는 만능이 아니다. 하지만 AI를 잘 쓰는 회사와 못 쓰는 회사의 격차는 더 벌어진다” 쪽에 무게를 둡니다.


7) 섹터별로 보면 더 선명하다: 식품·패션·딜리버리·라이프스타일

시장 전체가 성숙기로 들어가도, 섹터마다 온도차는 분명합니다.

  • 식품(그로서리): 온라인 침투율이 아직 20%대 초반이라 성장 여력은 남아 있습니다. 대신 콜드체인, 새벽배송, 물류비가 부담이라 ‘확장보다 효율’이 중요해요. 그래서 지역을 무리하게 넓히기보다, 서비스 품질과 비용을 같이 보는 흐름이 강합니다.
  • 패션: 성장률이 꺾이면서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됐습니다. 멀티앱 전략, 빠른 배송·풀필먼트, 해외 진출 같은 수익 다각화가 핵심이죠. 동시에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브랜드 경험을 강화하는 움직임도 눈에 띕니다.
  • 푸드 딜리버리: 거래액이 정체되면서 단건배달 vs 멀티배달, 얼리버드(아침/새벽) 시간대 확장, 멤버십 연계로 사용자 확보 경쟁이 이어집니다. 결국 수수료·배달비 부담을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관건입니다.
  • 라이프스타일: 홈, 반려동물, 세탁, 취미, 여행 같은 생활 밀착형 버티컬은 투자도 이어지고, M&A로 ‘슈퍼앱’ 형태를 노리는 움직임이 많습니다. 콘텐츠·커뮤니티가 강한 플랫폼이 유리하다는 것도 공통점이고요.

8) 결론: 격변기 이커머스의 답은 ‘수익성 개선’과 ‘고객 락인’이다

여기까지 정리해보면, 답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 성장 둔화 = 신규 고객이 쉽게 늘지 않는다
  • 경쟁 심화 = 쿠폰/광고만으론 버틸 수 없다
  • 그래서 필요한 것 = 수익성 개선 + 고객 락인

이커머스 생존 전략을 고민하는 기업이라면, 저는 아래 3가지를 꼭 점검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1. 포트폴리오 재정비: “많이 파는 카테고리”가 아니라 “남는 카테고리”를 키우고 있는가?
  2. 비용 구조 재설계: 물류·마케팅을 ‘규모’가 아니라 ‘효율’ 관점에서 다시 보고 있는가?
  3. 락인 설계: B2C 통합 멤버십과 B2B 판매자 솔루션을 함께 설계하고 있는가?

이 세 가지가 맞물리면, 고객이 늘고 판매자도 늘고, 결국 플랫폼이 강해지는 선순환이 만들어집니다. 반대로 이 중 하나라도 빠지면, 격변기에는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소비자 입장에서 한 가지 팁만 더 얹어볼게요. 앞으로 이커머스는 “싸게 사는 곳”을 넘어 “내 생활 패턴에 맞는 곳”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큽니다. 일요일 배송이 필요하면 그걸 잘하는 곳으로, 뷰티 전문관이 강하면 그쪽으로, 멤버십 혜택이 맞으면 그쪽으로요. 한마디로, 우리도 ‘플랫폼을 고르는 기준’이 더 정교해질 겁니다.

 

이커머스 업계가 격변기인 건 맞습니다. 그런데 격변기라는 건, 반대로 말하면 판이 다시 짜인다는 뜻이기도 하죠. 그 판을 다시 짜는 힘이 고객 락인수익성 개선이라고 저는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