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적자에도 봐야 할 것들: EV vs ESS | 전략대장 이팀장

요즘 2차전지 종목들 보면, 마음이 참 바빠지죠. 뉴스 한 줄에 흔들리고, 실적 발표 시즌만 되면 커뮤니티가 순식간에 “끝났다 vs 이제 시작이다”로 갈라집니다. 그 중심에 늘 있는 종목이 LG에너지솔루션이에요.

 

저는 LG에너지솔루션을 볼 때 “이번 분기 흑자/적자”만으로 결론 내리면 손해 볼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이유는 간단해요. 이 산업은 실적이 한 번 꺾일 때 이유가 여러 겹으로 쌓이고(재고, 고객사 속도, 라인 램프업 비용, 정책/세제), 회복할 때도 한 번에 확 치고 올라가기보다 “순서”를 밟아 올라오거든요.

 

그래서 오늘은 LG에너지솔루션을 숫자 하나로 단정하지 않고, 2026년 관점에서 흐름을 정리해볼게요. 읽다가 “나도 딱 이 부분에서 흔들렸는데” 싶은 지점이 있으면 그게 오늘 글의 역할입니다.

 

 

[4Q25P Review: 2026년 매출액 최대 20% YoY 증가 가이던스 제시]

 

일단 최근 분기(2025년 4분기 잠정) 숫자만 놓고 보면 기분이 좋을 수가 없습니다. 매출은 6.1조원 수준인데, 영업은 -1,220억원 적자였어요. 투자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단어가 “적자”죠. 여기서 많은 분들이 첫 번째 실수를 합니다.

 

첫 번째 실수: 적자라는 단어 하나로 스토리를 끝내버리기
“아 적자네, 그럼 당분간 안 되겠네” 하고 결론을 내리는 순간, 진짜 중요한 질문을 놓칩니다. 그 질문은 이거예요.

  • 적자가 구조적인가, 아니면 타이밍(일시적 비용/조정) 이슈인가?
  • 적자가 났는데도 회사가 다음 해를 어떻게 보느냐(가이던스)가 더 중요하지 않나?

이번 적자 배경을 뜯어보면, 크게 두 축이 눈에 띕니다.

  1. 미국 JV 고객사 쪽 재고 조정
  2. ESS 신규 라인 추가 가동 과정에서 초기 비용 부담

이런 케이스는 주가가 흔들릴 때 패턴이 비슷합니다. “수요가 완전히 무너졌다”가 아니라 “고객이 잠깐 숨 고르기(재고 조정) 들어갔다”거나, “새 라인 돌리면서 초반 비용이 먼저 찍혔다” 같은 구간일 때, 시장은 실적표를 보고 먼저 겁을 먹고, 뒤늦게 ‘원인’을 반영하거든요.

 

여기서 두 번째 실수도 자주 나옵니다.

 

두 번째 실수: 비용이 먼저 찍히는 산업 특성을 무시하기
배터리는 특히 라인 돌리기 시작할 때 수율/가동률이 안정화되기 전까지 비용이 먼저 나타납니다. 그래서 단기 실적을 볼 때는 “이번 분기 숫자”보다 “다음 분기부터 비용이 어떻게 정상화될지”가 훨씬 중요해요.

 

그리고 더 핵심은, 회사가 2026년에 대해 “매출 최대 20% YoY 증가”를 가이던스로 제시했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포인트는 “20% 확정”이 아니라 “회사 톤이 공격적으로 바뀌었다”는 느낌이에요. 동시에 영업이익률은 미드 싱글(한 자릿수 중간 정도)을 제시했는데, 여기에는 AMPC(미국 쪽 생산 세제 혜택 성격의 크레딧)가 포함된 기준으로 해석하는 게 안전합니다.

 

이 부분에서 제가 개인적으로 제일 싫어하는 장면이 하나 있어요.
댓글에 “영업이익률 미드 싱글이니까 이제 정상화 끝” 같은 말이 나오면, 그때부터는 오히려 더 꼼꼼히 보게 됩니다.

 

왜냐하면 AMPC 같은 요소는 실적에 분명 도움이 되지만, 투자자가 진짜 알고 싶은 건 “본업 체력(가격/원가/가동률)이 얼마나 회복됐는가”거든요.
즉, LG에너지솔루션을 볼 때는

  • AMPC 포함 마진
  • AMPC 제외 마진(실질 체력에 가까운 쪽)
    이 둘을 머릿속에서 분리해서 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정리하면, 이번 분기 적자 자체는 불편하지만, 저는 “이 적자가 산업 다운사이클의 끝자락 + 라인 램프업 초기 비용 + 고객 재고 조정이 겹친 그림”이면, 주가가 바닥을 다지는 구간에서 흔히 나오는 형태라고 봅니다. 물론 이게 맞는지 확인하려면 2026년 상반기 흐름이 반드시 따라와야 하고요.

 

여기까지가 숫자 이야기라면, 이제부터가 진짜입니다.
2026년을 좌우할 건 “EV만으로 가느냐, ESS가 얼마나 커지느냐”예요.

 

[2026년 non-EV 포트폴리오 구체화]

 

요즘 시장에서 핫한 단어가 있죠. 로보틱스, 휴머노이드, 전기선박, eVTOL… 이런 키워드가 붙으면 2차전지 섹터가 같이 들썩이는 장면이 자주 나옵니다.
그런데 저는 이런 테마를 볼 때 늘 한 번 더 확인합니다.

  • 그게 주가를 움직이는 테마인지
  • 아니면 실적을 움직이는 수요인지

테마는 빠르고, 실적은 느립니다.
특히 로보틱스 같은 영역은 “가능성”은 정말 큰데, 당장 1~2년 안에 배터리 총수요를 EV/ESS만큼 끌어올리긴 쉽지 않다고 보는 쪽이에요.

 

예를 들어 Tesla 같은 곳의 휴머노이드 로봇 계획이 시장에서 상징적으로는 엄청 크지만, 생산량이 정말 크게 늘어난다고 가정해도 배터리 탑재량을 GWh 단위로 환산하면 생각보다 ‘전체 산업’을 흔들 정도로는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결론은 이거예요.

 

중단기 배터리 수요의 중심은 결국 EV와 ESS다.

 

그리고 LG에너지솔루션이 2026년 그림에서 가장 기대를 거는 축이 저는 ESS라고 봅니다.

 

ESS가 왜 중요하냐고요?
EV는 정책, 금리, 소비심리, 충전 인프라, 완성차 가격경쟁 등 변수가 너무 많아요. 반면 ESS는 전력망 안정, 재생에너지 연계, 피크저감, 산업용/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같은 흐름과 맞물려서, “필요해서 사는 수요”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지는 구간이 자주 옵니다.

 

ESS에서 중요한 건 세 가지입니다.

  1. 생산능력(Capa)이 실제로 늘어나느냐
  2. 수주가 그 속도를 따라오느냐
  3. 초기 램프업 비용을 넘어서 수익성이 붙느냐

LG에너지솔루션이 2026년 말 기준 ESS 생산능력 60GWh 수준을 이야기하고, 추가로 90GWh 규모의 신규 수주를 예상하는 그림이 거론되는 건, 최소한 전략의 방향이 “non-EV에서 확실히 먹거리 만들겠다”로 정리되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세 번째 실수도 많이 나옵니다.

 

세 번째 실수: EV가 약하면 배터리는 끝이라고 단정하기

 

EV 사이클이 흔들릴 때, 사람들은 배터리 전체가 끝난 것처럼 느끼지만, 그때 ESS가 커지면 섹터는 생각보다 빨리 분위기가 바뀌는 경우가 있어요. 물론 기업마다 준비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누가 ESS를 진짜 매출로 만들 수 있냐”가 결국 승부처고요.

 

또 하나, 배터리 산업에서 자주 놓치는 포인트가 ‘케미스트리(화학/제품 포트폴리오)’입니다.
ESS는 EV와 요구 조건이 다르고, 지역/고객별로 선호가 달라요. 결국 제품 믹스를 넓히는 회사가 유리합니다. LG에너지솔루션이 non-EV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케미스트리도 다변화하려는 방향은 저는 긍정적으로 봅니다. 다만, 어떤 조합이 가장 빠르게 돈이 되느냐는 실제 수주와 양산 데이터로 확인해야겠죠.

 

참고로 요즘 자료나 코멘트에서 “non-PFE 정책” 같은 표현이 등장하는데, 이 용어가 정확히 어떤 정책/규제 프레임을 지칭하는지는 제가 공개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범위에서 딱 잘라 말하긴 어렵습니다. 다만 문맥상으로는 “규제 리스크를 피하는 소재/공정 흐름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취지로 읽히는 경우가 많아서, 저는 그 정도 의미로만 보수적으로 해석하는 편입니다.

 

결국 2026년 non-EV 포트폴리오를 한 문장으로 줄이면 이렇게 정리됩니다.

 

로보틱스 같은 미래 테마는 옵션, ESS는 당장 실적을 만드는 메인 엔진.

 

그리고 이 메인 엔진이 제대로 걸리면, 다운사이클에서 빠져나오는 속도가 달라질 수 있어요.

 

[2026년 Catch-up 단계 진입, 장기 Cycle 바닥은 통과 중]

 

배터리 섹터는 사이클이 극단적으로 움직일 때가 있습니다. 2024~2025년 구간이 딱 그랬죠.
주가가 빠질 때는 이유가 늘 “그럴듯하게” 붙습니다.

  • EV 성장 둔화
  • 재고 조정
  • 가격 경쟁
  • 정책 변수
  • 원가 부담

문제는, 이런 이유들이 한 번에 다 해소되는 게 아니라 “순서대로” 풀린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저는 LG에너지솔루션 같은 종목을 볼 때, “바닥 통과”를 한 번에 확신하기보다, 다음 체크리스트로 확인합니다.

 

체크 1: EV 쪽 하방 압력이 더 세지는지, 둔화되는지
체크 2: ESS 매출이 실제로 가속이 붙는지
체크 3: 램프업 비용 이후 수익성 개선이 동반되는지
체크 4: 고객 믹스가 한쪽으로 쏠리지 않는지
체크 5: 설비투자 속도와 현금흐름이 안정적으로 맞물리는지

 

이 중에서 2026년 상반기는 특히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EV는 아직 불안한데 ESS가 얼마나 메워주느냐”가 숫자로 드러나는 구간이기 때문이에요. 이게 확인되면, 시장은 보통 “지나간 실적”보다 “앞으로의 밸류에이션(평가)”을 바꿉니다. 그래서 주가가 실적보다 먼저 반응하는 장면이 나와요. 반대로, ESS가 생각만큼 안 커지면 “가이던스가 과했다”는 프레임으로 다시 흔들릴 수 있고요.

 

여기서 중요한 건 투자 전략을 한 번 정해두는 겁니다.
LG에너지솔루션을 포함해서 2차전지 대형주는, 단타로 접근하면 멘탈이 정말 많이 갈립니다. 하루 이틀 뉴스로 흔들리기 시작하면 매수/매도 타이밍이 꼬이기 쉬워요.

 

제가 추천하는 접근은 크게 두 가지 시나리오로 나눕니다.

 

시나리오 A: 아직 안 들고 있는 분

  • 1단계: 분기 실적 발표 때마다 “적자/흑자”가 아니라 원인(재고/램프업/믹스)을 기록해두기
  • 2단계: 가격으로 결론 내리지 말고, 분할로 들어갈 계획을 세우기(기간과 금액을 먼저 정해두는 방식)
  • 3단계: 2026년 상반기 데이터(특히 ESS 매출/수주, 수익성)를 보고 비중을 조절하기

시나리오 B: 이미 들고 있는 분

  • 1단계: 내가 이 종목을 EV 성장주로 샀는지, 에너지 인프라(ESS 포함)로 샀는지 투자 논리를 다시 정리하기
  • 2단계: EV 쪽 기대가 낮아질수록, ESS 성과가 내 기대를 채울 수 있는지 점검하기
  • 3단계: “손익”이 아니라 “가설이 깨졌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기

이렇게 정리해두면, 뉴스에 덜 흔들립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처럼 시장의 관심이 큰 종목은, 매일매일의 변동성보다 “분기 단위의 방향성”이 중요해지는 순간이 많아요.

 

마지막으로, 저는 LG에너지솔루션을 볼 때 한 가지는 분명히 하고 들어갑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단기간에 ‘한 방’으로 증명하는 종목이 아니라, 2026년 내내 데이터로 설득해가는 종목이다.

그래서 지금 시점에서 정답을 단정하기보다, “어떤 데이터가 나오면 내가 비중을 늘리고/줄일지”를 미리 정해두는 게 훨씬 실전적입니다.

 

결론적으로, 2026년 LG에너지솔루션의 핵심은 이 한 줄로 정리됩니다.

 

EV가 흔들려도, ESS가 실적으로 연결되면 주가는 먼저 반응할 수 있다.
반대로 ESS가 기대만큼 못 뛰면, 가이던스는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

 

이 글이 여러분의 매수/매도 버튼을 대신 눌러주진 못하지만, 최소한 흔들릴 때 “내가 뭘 확인해야 하는지”는 또렷하게 만들어줄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그런 식으로 접근할수록 결과가 좋아지는 종목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아요.

 

투자 판단은 언제나 본인 몫입니다. 다만, 판단의 재료를 제대로 들고 가는 사람과 감정으로 움직이는 사람의 성과는 결국 갈립니다. 오늘은 재료를 챙기는 쪽으로 같이 가보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