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다르고 직종이 달라도 고만고만한 사무실 꼴통들은 어디에나 있다. 어떤 유형의 동료냐에 따라 대꾸하는 법, 한 방 먹여주는 법이 모두 다른 법. 우선은 매뉴얼부터 읽어보고 작업을 시작할 것.
Type 1 독불장군
독불장군들은 자신이 화가 났을 때 남에게 그 스트레스를 퍼붓는 게 특기다. 늘 불만이 많고 남의 의견을 들으려고 하지 않으며 심지어 성격이 더럽다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독불장군이 가장 즐겨 쓰는 말은 “그건 별로야, 그냥 이걸로 해.”
독불장군: (서류를 가리키며)니 의견은 알겠는데 별로 현실성이 없네. 그냥 다시 해, 지금.
후배직원: 현실성이 있어요, 여기 이건….
독불장군: 웬 말이 그렇게 많아? 그래서 2시까지 할 수 있겠어?
후배직원: ….
Type 2 보수주의자
아주 사소한 변화라도 보수주의자들의 심기는 무척이나 불편하다. 그들의 인생 모토는 ‘안정적 현상 유지’이며 그것을 바꾸려고 하는 순간 불만의 소리들이 높아지기 시작한다. 보수주의자들의 특징은 절대로 대놓고 불평하지 않는다는 점. 상사 앞에서는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하겠지만 적극적으로 실행하지 않으며 동료들에게 불평을 조장하기도 한다. 보수주의자가 즐겨 쓰는 말은 바로 “원래대로가 더 낫지 않니?”
보수주의자 1: 새로운 시스템이 지금 꼭 필요한 거야? 클라이언트는 좋을지 몰라도 우리 같은 애널리스트들에겐 죽음이지.
보수주의자 2: 그러게 말이야. 난 당분간은 옛날 시스템을 쓸 거야. 없애버리기 전까지는.
보수주의자 1: 쓸데없는 데 이렇게 돈을 쓰고 싶을까. 그 돈으로 월급이나 올려주지. 있는 대로 내버려두면 좀 편해?
Type 3 나 몰라라
나 몰라라 스타일은 자기 일은 자기가 하고 남의 일은 신경쓰지 않으면 된다는 스타일이다.회사 전체의 이익이나 팀의 실적을 생각하기 보다 내 업무량에만 관심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맡은 업무가 아니라고 생각되면 아무리 심플한 일이라도 절대 손대지 않는다. 때때로 상사나 동료에 대한 불만을 ‘나몰라라’ 행동을 통해 은근히 드러내기도 한다. 나 몰라라 스타일들이 가장 즐겨 쓰는 말은 “그건 내 일도 아닌데….”
과로로 지친 동료: 미안한데 좀 도와줄래요?
나 몰라라: … 아르바이트생 안 왔어요?
과로로 지친 동료: (한숨)그럼 전화 좀 대신 받아줘요. 이 물건 좀 갖다 놓고 올 테니.
나 몰라라: … 아르바이트생 왜 안 온건데요?
과로로 지친 동료: 00 씨, 저 지금 너무 바빠서 그래요. 지금 시간 좀 있잖아요.
나 몰라라: 아, 알았어요! 근데, 저도 지금까지 배송 일정 체크하느라 바빴거든요?
Type 4 빅 마우스
직장 내 소문이 빅 마우스의 귀에 들어가는 순간, 메신저와 문자 메시지는 불이 난다. 남 걱정을 너무 많이 해주기 때문에 전 직원이 함께 걱정할 수 있도록 재빨리 이야기를 퍼트려 준다. 빅 마우스는 남들이 자신의 이야기에 귀기울일 때 즐거워하는 것이다. 그들이 자주 사용하는 말은 “내가 얼마 전에 들었는데, 그게 어떻게 된 거냐면….” 빅 마우스들이 좋아하는 주제거리는 상사의 뒷이야기, 동료의 퇴직, 다른 사람의 연봉, 초고속 승진자, 사내 커플 소식, 다른 회사가 우리 회사보다 좋은 점.
Type 5 비관론자
비관론자들은 세상을 부정적으로 바라본다. 스스로가 남의 속마음을 잘 파악한다고 오해하기 때문에 남이 친절을 베풀어도 꿍꿍이가 있다고만 생각한다. 비관론자들은 퇴근을 하든, 회식 중이든 태도가 변하지 않는다. 그들이 가장 자주 쓰는 말은 “그게 잘되겠냐?”
동료: 집에 강아지가 생겼다면서요? 이게 새로 생긴 강아지 사진인가요?
비관론자: 돈 들어가는 일만 하나 더 생겼죠.
동료: 어머, 너무 귀엽다! 좋으시겠어요.
비관론자: 네, 저만 빼고 다 좋죠. 사료비랑 귀찮은 일은 다 내 차지니까요.
동료: 정 힘드시면 다른 사람에게 파세요.
비관론자: 제가 강아지 하나 못 키울까봐요? 게다가, 뭐 파는 일은 쉽겠어요?
Type 6 무책임주의자
무책임주의자들은 자신의 업무의 중요성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더 많은 부담과 업무를 떠맡게 된다. 무책임주의자들에게 직장은 그냥 돈 벌러 다니는 곳이다. 그들이 가장 즐겨 쓰는 말은 “별일이야 있겠어?” “대강하지 뭐.”
동료: 부장님한테 보고서 넘겼어요?
무책임주의자: 그거요? 아직 안 넘겼는데요?
동료: 네? 그거 데드라인 꼭 맞춰야 된다고 했던 거 아니에요?
무책임주의자: 하루 늦었다고 뭐 큰일나겠어요? 제가 다른 일이 좀 많았거든요.
Type 7 머슴
머슴들은 남에게 아쉬운 소리를 하느니 그냥 내 몸 좀 힘들고 스스로가 처리해 버리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늘 일이 많고 늦게 퇴근하지만 결국 하는 일은 없어 보이는 부류이다. 그리고 누구의 부탁도 쉽게 거절하지 못하지만 늘 업무량, 골치 아픈 동료들, 고객들, 상사들에 대해 끊임없이 불평을 늘어놓는다. 그리고 자신의 노력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고 느끼면 매우 부정적으로 변한다. 그리고 늘 이렇게 이야기한다. “뼈 빠지게 일하는데 누구 하나 알아주는 사람이 없다”고.
동료: 오늘 야근해요? 일 그렇게 많아요?
머슴: 이 일도 해야 하고, 창고 정리도 해야 하고, 저 건도 내일까지잖아요.
동료: 다른 사람이랑 같이하지 그래요?
머슴: 됐어요.
동료: … 저 먼저 퇴근할게요.
머슴: (혼잣말로)한 달째 야근인데 두 달 한다고 죽기야 하겠어요.
Type 8 변명쟁이
자신의 실수에 대한 책임과 비난을 감당하지 못하는 변명쟁이들은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넘기려는 성향이 강하다. 그러면서 다른 동료들이 곤란해 할 때 안도의 숨을 내쉰다. 변명쟁이들은 안 좋은 결과 앞에서 절대로 그냥 죄송한 적이 없다. 그들의 단골 문장은 “그렇게 하려고 했는데요….”
선배: 2시에 공장으로 보내기로 했던 거 어떻게 된 거야?
변명쟁이: 그게 2시에 안된다던데요?
선배: 그 시간으로 약속 잡아놓지 않았어?
변명쟁이: 다 잡아놨었는데요, …운송하는 아저씨가 안된다고….
선배: 너무 급하게 연락해준 건 아니고?
변명쟁이: 미리 연락했었어요. 근데 그냥 안된대요….
Type 9 예민이
예민이들은 별별 사소한 말에도 상처를 받는다. 그리고 마음에 금이 여러 번 가게 되면 매우 부정적으로 변한다. 그런 다음 사람들이 상상도 못할 이유를 가지고 몇 달씩 사람을 미워하면서 지낸다. 예민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말은 “세상에!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동료: 어머, 이거 잘 만들었다! 로고가 좀 튀긴하지만 기대 이상으로 멋지네.
예민이: … 로고가… 좀 튀죠? (혼자서)그렇게 튀진 않는데…, 저 사람 평소에도 안목이 촌스럽더니 튀긴 뭐가 튀어. 나한테 그동안 불만이 많았나 보네. 그러고 보니 예전에 회식때 내 옆에 안 앉은 것도 이유가 있었던 거야.
해야 할 때 짧고 직설적으로 해선 안된다(다른 사람들에게는 짧고 굵게 해야 하지만). 천천히 설명해주고 개인적인 코멘트는 하지 말 것. 말 하나 가지고 혼자서 오래 오래 생각하고 또 생각할 테니 생각해 볼 애매한 문장 없이 상세히 적나라하게 설명하는 것이 좋다. 계란 껍질 금 가면 속상한 사람은 양계장 주인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