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장이 워낙 빠르게 돌아가다 보니 조선주는 ‘이미 많이 오른 거 아니야?’라는 말이 먼저 나오죠. 저도 비슷했어요. 오래 주식판에서 굴러보면, 조선은 늘 “사이클”이라는 단어가 따라다니거든요. 그런데 사이클 산업이라고 해서 늘 똑같은 패턴만 나오는 건 또 아니더라고요. 같은 조선이라도 어떤 회사는 수익성이 먼저 튀고, 어떤 회사는 수주가 먼저 튀고, 또 어떤 회사는 오버행(물량 부담) 때문에 실적이 좋아도 주가가 눌리기도 합니다.
저는 조선주를 볼 때 딱 두 가지를 먼저 봐요.
- 지금 벌어들이는 이익의 ‘질’이 좋아졌는가?
- 앞으로 1~2년 내에 시장이 “이 회사 가치를 다시 매길 이벤트”가 있는가?
대한조선을 요즘 다시 들여다보게 된 건, 이 두 가지가 동시에 보였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제가 대한조선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그리고 왜 락업 해제라는 단어가 이 종목에서 유난히 중요하게 느껴지는지, 제 경험 섞어서 편하게 얘기해볼게요.

대한조선이 눈에 들어온 결정적 한 줄
대한조선은 최근 분기 기준으로도 영업이익률이 25%대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그림이 나옵니다. 조선에서 OPM(영업이익률) 20%만 넘어도 “이건 체질이 달라졌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25%대는 솔직히 숫자만 봐도 눈이 번쩍 뜨이죠.
제가 예전에 조선주로 크게 데였던 적이 있어요. 그때는 수주 뉴스만 믿고 들어갔다가, 막상 인도 시점에 원가가 튀면서 수익성이 깨지고 주가가 꺾였거든요. 그 이후로는 “수주”보다 “수익성”을 먼저 보게 됐습니다. 대한조선은 지금 시장이 기대하는 포인트가 딱 그 수익성 쪽에 맞춰져 있다는 게 큽니다.
4Q25 프리뷰: 환율과 셔틀탱커, 그리고 OPM 25%
대한조선의 4Q25 연결 실적 예상치를 보면, 매출액이 3,262억원 수준으로 전 분기 대비 늘고, 영업이익이 828억원 정도로 또 한 번 최고 수익성을 갱신하는 그림입니다. 영업이익률은 25.4% 정도로 추정되는데, 이 숫자가 왜 중요하냐면 “한 번 잘 나온 분기”가 아니라 “수익 구조가 바뀌고 있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에요.
여기서 핵심은 두 가지로 정리됩니다.
- 우호적인 환율 효과
- 고수익성 선종(셔틀탱커) 매출 인식이 본격화
조선사는 매출 인식 구조가 특이하잖아요. 계약을 따왔다고 바로 돈이 들어오는 게 아니라, 공정률에 따라 매출이 인식되고, 인도 일정이 매출과 이익을 좌우합니다. 그래서 “어떤 배를 어떤 가격에 얼마나 많이 인식하느냐”가 분기 실적을 흔듭니다. 대한조선은 이 분기에 셔틀탱커 매출 인식이 본격화된다는 점이 포인트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환율 효과를 과대평가하진 않는 편입니다. 환율은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으니까요. 다만 환율이 우호적인 구간에서 ‘원래도 마진이 좋은 선종’이 매출로 잡히면, 그때 숫자는 정말 예쁘게 나옵니다. 그래서 4분기는 숫자 자체도 중요하지만, 투자자 심리 측면에서 “이익률이 이 정도까지 나온다”는 학습 효과가 생기는 구간이 될 수 있어요.
2026~2027: 매출 믹스가 바뀌면 주가도 바뀐다
대한조선을 더 흥미롭게 보는 이유는 2026년, 2027년에 대한 그림입니다. 조선주는 보통 “내년, 내후년 이익”을 당겨서 평가받는데, 대한조선은 고수익성 선종 비중 확대가 계속된다는 스토리가 있어요.
- 2025년~2027년 매출 흐름이 대략 1.2조 → 1.25조 → 1.34조(원화 기준)로 완만히 올라가는 그림
- 영업이익은 2,820억 → 3,320억 → 3,610억 수준으로 늘고, 영업이익률은 23%대에서 26%대 후반으로 올라가는 방향
그리고 “왜 이런 흐름이 나오냐”의 핵심은 선종 믹스입니다.
- 2026년: 고단가 셔틀탱커 매출 인식 본격화 → 수익성 개선 지속
- 수에즈막스 탱커 매출 인식 선가가 88.2백만달러 수준까지 올라가는 흐름
- 2027년: 수에즈막스 탱커보다 선가가 약 35% 더 비싼 컨테이너선 스틸커팅 시작 →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 기대
여기서 “스틸커팅” 같은 단어가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데, 그냥 쉽게 말하면 “본격적으로 만들어 팔기 시작하는 시점”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이 시점부터 매출 인식의 방향이 잡혀요.
제가 조선주 투자하면서 깨달은 게 하나 있어요. 시장은 ‘실적이 좋아졌다’보다 **‘실적이 좋아질 이유가 구조적으로 생겼다’**를 더 좋아합니다. 대한조선은 선종 믹스(무엇을 얼마나 파느냐)가 바뀌면서 이익률이 높아지는 구조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단순히 “이번 분기 잘 나왔네” 수준이 아니라는 거죠.
수주/업황 체크: 톤마일, 그림자 선대, 노후선 교체
대한조선을 볼 때 탱커 업황 이야기를 빼기 어렵습니다. 특히 최근처럼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 물동량이 그대로여도 운항 거리가 늘어나면서(톤마일 증가) 탱커 수요가 강해지는 구간이 자주 나와요. 수에즈 항로 리스크가 부각될 때가 대표적이고요. 우회 항로를 쓰면 배가 더 오래 바다에 머무니까, 같은 물동량을 운송하려면 더 많은 선박이 필요해지는 구조입니다.
또 하나는 러시아, 이란 등 ‘그림자 선대’에 대한 단속 강화 같은 변수입니다. 이쪽이 타이트해지면 합법적인 선박 수요가 더 커질 수 있고, 운임이 받쳐주면 선사들이 노후선을 교체하는 발주를 더 적극적으로 할 여지가 생깁니다. 대한조선의 주력 선종이 수에즈막스 탱커라는 점을 생각하면, 업황이 버텨주는 환경 자체가 꽤 우호적으로 해석될 수 있어요.
그리고 8K TEU급 중형 컨테이너선 시장도 같이 봐야 합니다. 대형 컨테이너선 쪽은 사이클 이슈가 워낙 많은데, 중형급은 노후선 교체 니즈가 상대적으로 남아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다만 여기서 하나는 솔직히 말할게요. “발주가 정확히 얼마나 나올지”는 저도 단정 못 합니다. 이건 선사들의 CAPEX 의사결정, 운임 사이클, 금리, 규제까지 얽혀서 변동성이 크거든요. 대신 “교체 수요가 사라진 시장은 아니다” 정도로는 읽어볼 만합니다.

밸류에이션: PER 10배대가 말해주는 것
여기서부터는 투자자들이 제일 좋아하는(?) 숫자 얘기입니다. 대한조선은 2025년 기준으로 PER이 10배 초반대로 계산되는 구간입니다. 조선업이 사이클 산업이라 PER만으로 단정하는 건 위험하지만, 지금처럼 이익률이 20% 중후반으로 올라와 있고, 현금흐름이 좋아지는 국면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참고로 지금 시장에서 자주 얘기되는 숫자만 놓고 보면,
- 현재 주가가 7만원대
- 목표로 보는 가격이 10만원 수준
- 단순 계산으로는 40%대 상승여력이 남아있는 셈
이런 ‘여력’ 자체가 정답은 아니지만, 왜 투자자들이 대한조선을 다시 보는지 감은 옵니다.
또 EPS(주당순이익) 흐름을 보면 2025년 6,621원, 2026년 7,785원, 2027년 8,687원 수준으로 올라가는 그림이거든요. 이게 의미하는 건 딱 하나예요.
“이익의 절대 크기가 커지면서, 멀티플(평가배수)을 조금만 더 받으면 주가가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비교 관점에서 보면, 사업 구조와 체급이 유사하다고 거론되는 일본 조선소 쪽도 FY2~FY3 기준 PER 15~18배 밴드에서 거래되는 구간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비교를 보면 대한조선이 멀티플 재평가를 받을 여지가 남아있다는 주장 자체는 충분히 성립해요.
락업 해제(오버행) 이슈, 겁나긴 한데…
이제 핵심 이벤트 얘기입니다. 대한조선 주가가 생각보다 저평가를 받는 이유로, 6개월 보호예수(락업 해제) 물량 부담이 자주 언급됩니다. 체감상 시장이 불편해하는 포인트가 딱 “언제 물량이 쏟아지냐”거든요.
저도 락업 해제 구간에서 몇 번 크게 흔들리는 걸 겪어봤습니다. 특히 상장주식수 대비 의미 있는 비율이 한 번에 풀리는 종목들은, 실적이 좋아도 해제일 전후로 변동성이 확 커지더라고요. 그래서 이 구간은 ‘맞추려고’ 하기보단 ‘대응 전략’을 세워두는 게 중요합니다.
대한조선의 경우 2월 2일을 전후로 6개월 락업 해제 이슈가 정리되는 흐름이 예상됩니다. 시장이 가장 크게 보는 물량이 상장주식수의 20% 후반대로 거론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래서 더 부담으로 작용했겠죠.
다만 반대로 생각하면, 그 이벤트가 지나가면 “저평가의 이유” 하나가 사라지는 구간이기도 합니다.
제가 여기서 꼭 강조하고 싶은 건 이거예요.
락업 해제 = 무조건 악재, 이 공식은 반쯤만 맞습니다.
왜냐면 해제 물량이 실제로 시장에 던져질지, 아니면 내부적으로 자금 회수/분배 구조가 정리되어 시장 충격이 제한적일지, 그 디테일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거든요. 개인투자자가 그 디테일까지 100% 아는 건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이벤트는 “날짜에 베팅”하기보다, 분할 매수/손절 기준/현금 비중 같은 원칙으로 접근합니다.
내 투자전략: ‘기대’와 ‘리스크’ 사이에서
그럼 저는 대한조선을 어떻게 접근하느냐. 제 스타일을 그대로 말하면 이렇습니다.
- 실적 흐름이 확인되는 종목은 ‘눌림’에서 모은다
- 이벤트(락업 해제) 전후로는 변동성을 전제로 포지션을 나눈다
- 목표는 “한 방”이 아니라 “확률 게임”으로 잡는다
예를 들어, 락업 해제 전에 너무 공격적으로 몰빵하는 건 제가 잘 안 합니다. 대신 “해제 전 불안감으로 눌릴 때”와 “해제 후 시장이 안도할 때” 둘 다 대응할 수 있게, 시간 분할을 합니다. 조선주는 특히 이런 식으로 접근하는 게 마음이 편해요. 하루 이틀 급등락에 멘탈이 흔들리면, 좋은 종목도 나쁜 가격에 팔아버리게 되더라고요.
또 하나. 대한조선은 이익률이 높게 나오는 만큼, 시장이 기대하는 눈높이도 점점 올라갑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이렇게 체크해요.
- 다음 분기에도 이익률이 유지될 근거가 있는지
- 매출 인식 선종 비중이 실제로 계획대로 진행되는지
- 환율/원가/납기 리스크가 커지는 조짐은 없는지
이건 “대한조선”만의 체크가 아니라, 조선주 전반에 통하는 원칙입니다.

리스크 체크리스트: 이건 꼭 기억하자
좋은 얘기만 하면 공감이 안 되죠. 저도 투자하면서 늘 “좋아 보이는 종목”에서 실수한 포인트가 리스크를 가볍게 본 순간이었습니다.
대한조선 투자에서 제가 보는 리스크는 크게 이런 것들입니다.
- 탱커 운임이 급격히 꺾일 때 발주 심리가 식을 수 있음
- 지정학적 변수는 ‘호재’로도 ‘악재’로도 갑자기 바뀜
- 환율 효과는 양날의 검(우호적일 때도 있지만 반대로도 가능)
- 락업 해제 직후 실제 매물 출회 강도는 예측이 어려움
- 조선 업종 자체가 장비/인력/공정 이슈에 민감(납기 지연 등)
특히 마지막은 정말 중요해요. 조선은 숫자로만 보면 안 됩니다. 현장에서 인력 수급이 꼬이거나, 공정이 밀리거나, 원자재/외주 비용이 예상보다 올라가면 수익성이 흔들릴 수 있어요. 이런 건 공시나 분기 코멘트로 천천히 드러나는 편이라, “좋을 때일수록” 경계심을 놓치면 안 됩니다.
결론: 대한조선, 나는 이렇게 본다
정리해보면 대한조선은 제가 조선주에서 좋아하는 조건이 꽤 많이 겹치는 종목입니다.
- 분기 실적에서 OPM 25%대가 보일 정도로 수익성이 강해지고
- 2026년에는 고수익성 선종 매출 인식이 본격화되고
- 2027년에는 더 비싼 컨테이너선 매출 이벤트가 대기 중이고
- 시장이 불편해하는 오버행(락업 해제) 이슈가 특정 시점에 정리될 가능성이 있고
- 밸류에이션은 아직 PER 10배대 수준으로 “재평가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물론, 이 모든 건 “가정이 깨지지 않을 때” 성립합니다. 그래서 저는 대한조선을 볼 때도 ‘확신’보다는 ‘확률’로 접근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락업 해제라는 이벤트를 무조건 피하기보다, 오히려 시장 심리가 흔들릴 때 담을 기회를 찾는 쪽에 더 가깝습니다. 다만 초보 투자자라면 변동성이 큰 구간이니 비중을 욕심내지 않는 게 좋고요.
마지막으로, 대한조선은 ‘대한조선’이라는 종목 하나만 놓고 보더라도 배울 포인트가 많아요. 조선주 투자가 왜 어렵고, 동시에 왜 재미있는지(그리고 왜 돈이 되는지)를 보여주는 케이스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여러분도 대한조선 보실 때 “뉴스 한 줄”보다 “매출 인식 믹스와 이익률”을 먼저 보시면, 훨씬 덜 흔들릴 거예요.
(투자 판단은 본인 책임입니다. 저는 제 원칙대로 대응할 뿐, 정답을 알고 있는 건 아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