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로 안 되는 시대: PE가 운영 중심으로 바뀌는 흐름 | 전략대장 이팀장

레버리지 시대가 끝난 뒤, 사모펀드 가치 창출 전략은 어떻게 바뀌고 있나 (운영알파가 답이 되는 이유)

요즘 사모펀드(PE) 쪽 이야기를 들으면 공통된 한숨이 하나 있어요. “예전처럼 레버리지로 수익률을 뽑기가 너무 어렵다”는 말이죠. 금리가 올라가고, 인플레이션이 길어지고, 지정학 리스크까지 겹치니 ‘싸게 빌려서 크게 키운 다음 비싸게 파는’ 공식이 예전만큼 잘 안 먹힙니다. 게다가 엑시트(회수)가 늦어지면, 운용사 입장에서도 LP(출자자)에게 보여줄 현금 분배가 줄어들 수밖에 없고요.

 

그래서 오늘은 최근 시장 분위기를 한 문장으로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이제는 사모펀드 가치 창출 전략이 재무공학 중심에서 운영 중심으로 확실히 이동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중심에 ‘운영알파(Operational Alpha)’가 있습니다.


요즘 사모펀드가 예전 같지 않은 이유

한동안 사모펀드 업계는 환경이 꽤 우호적이었습니다. 낮은 금리, 풍부한 유동성, 멀티플(밸류에이션 배수) 확장… 이런 조건이 맞아떨어지면, 기업이 아주 극적으로 좋아지지 않아도 시장이 ‘좋은 가격’을 만들어 주던 시기가 있었죠.

그런데 지금은 반대예요.

  • 차입 비용이 커지면서 LBO(차입매수) 자체가 부담스러워졌고
  • 인플레이션 때문에 원가가 올라가 마진이 눌리고
  • 지역 분쟁, 공급망, 환율 같은 변수가 커지면서 “다음 분기 예측” 자체가 어려워졌고
  • 기술은 너무 빨리 변해서, 기존 IT·운영 방식이 순식간에 구식이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 변화가 ‘일시적 불황’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에요. 어떤 사이클이든 언젠가 돌아오겠지만, 그 사이에 사모펀드가 과거 방식만 고집하면 수익률 구조 자체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모펀드 가치 창출 전략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거죠.


전통적인 가치 창출 전략이 막히는 순간

예전에는 비용 절감이나 구조조정이 꽤 강력한 카드였습니다. 물론 지금도 비용 관리는 중요해요. 다만 ‘무리한 비용 절감’은 점점 부작용이 커집니다.

현장에서 자주 보이는 패턴이 있습니다.

  • 단기 숫자를 맞추려다 서비스 품질이 떨어지고
  • 고객 경험이 망가지고
  • 내부 문화가 깨지면서 핵심 인력이 빠져나가고
  • 결국 성장 동력이 약해지는 흐름이죠

이쯤 되면 “비용 깎아 만든 EBITDA”는 오래 못 갑니다. 그리고 시장이 멀티플을 후하게 주지 않으니, 결국 ‘진짜 실력’인 매출 성장과 마진 개선, 운영 효율이 성과를 좌우하게 됩니다. 그래서 요즘은 MOIC(투자자본 대비 가치배수)를 뜯어보면, 시장 멀티플이나 레버리지보다 매출·마진 개선의 비중이 더 커지는 흐름이 체감됩니다.


운영알파가 뭔데, 다들 그 얘기를 할까?

운영알파는 말 그대로 ‘운영에서 나오는 초과 성과’입니다. 단순히 “현장 잘 관리하자” 같은 구호가 아니고요. 더 정확히는 다음을 포함합니다.

  • 불확실성을 전제로 한 시나리오 기반 의사결정
  • 시장/고객/경쟁 정보를 ‘밖에서 안으로(Outside-in)’ 가져오는 체계
  • 예측 모델을 활용한 선제적 개입
  • 포트폴리오 전반의 데이터 자산화
  • 딜 중심이 아니라 기능 중심으로 움직이는 운영 모델

이런 요소가 갖춰지면, 더 이상 ‘운 좋게 좋은 종목 고르는 실력’만으로 승부하는 구조가 아니게 됩니다. 다시 말해 사모펀드 가치 창출 전략이 ‘종목 선정’에서 ‘운영 시스템’으로 옮겨가는 겁니다.


운영알파를 만드는 5가지 역량 (현장에서 바로 쓰이는 버전)

여기부터는 조금 더 실전적인 얘기로 갈게요. 운영알파는 결국 “능력”의 문제라서, 무엇을 갖춰야 하는지가 핵심입니다.

1) 성과와 회복력의 균형: “한 방”보다 “버티는 힘”

불확실성이 큰 시기엔, 성과만 보다가 한 번에 무너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정태적인 가정으로 만든 계획보다, 여러 변수를 넣어 확률적으로 보는 접근이 더 설득력이 있어요.
예를 들어 매출 성장률, 비용, 할인율, 매각 배수, 보유기간 같은 변수가 바뀌면 결과가 어떻게 흔들리는지 시뮬레이션으로 보는 방식이죠.
AI·머신러닝·생성형 AI는 여기서 “계산 속도”와 “대안 시나리오 탐색”을 확 올려줍니다. 다만 중요한 건, 도구 자체가 아니라 의사결정 습관이 바뀌어야 한다는 점이에요.

2) 외부 인텔리전스: “우리 회사 안”만 보고 있으면 늦습니다

딜팀이 보는 자료만으로는 시장의 미세한 변화를 놓치기 쉽습니다. 요즘은 고객 행동, 산업 트렌드, 경쟁 강도를 체계적으로 읽는 팀이 강해요.
특히 대안데이터(위성이미지, 웹스크래핑, 앱 리뷰, 위치 데이터, 방문객 흐름 등)를 써서 실사 단계에서 비대칭 우위를 만드는 접근이 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숫자를 맞추는 것보다 ‘판’을 읽는 능력이 운영알파의 출발점이 됩니다.

3) 예측 기반 선제적 개입: 문제 생기고 나서 움직이면 이미 늦어요

보유기간이 길어질수록 “관리의 속도”가 성과를 가릅니다.

  • 수요를 예측해서 재고/생산을 조정하고
  • 가격을 최적화해서 마진을 방어하고
  • 고객 이탈 가능성을 미리 잡아내서 맞춤 대응을 하고
    이런 개입이 누적되면 EBITDA가 ‘구조적으로’ 달라집니다.

여기서도 생성형 AI나 LLM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커지고 있는데, 제가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하나예요. “파일럿만 하다 끝나는 AI”는 비용만 남습니다. 예측 모델을 실제 운영 프로세스에 붙여서 ‘반복’되게 만드는 게 핵심입니다.

4) 독자적 데이터 자산: 포트폴리오 전체가 한 번씩은 같은 삽질을 합니다

사모펀드가 여러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으면, 비슷한 문제를 반복해서 겪습니다.
예전엔 딜마다 분석을 새로 하고, 그 경험이 다음 거래로 잘 넘어가지 않았죠. 그런데 선도 운용사들은 데이터를 ‘자산 클래스’처럼 취급하면서, 포트폴리오 전반의 데이터를 중앙집중화하고 모범 사례를 공유합니다.

이렇게 되면 딜팀이 놓쳤던 기회를 가치창출팀이 찾아내기도 하고, 포트폴리오 간 시너지도 훨씬 빨리 납니다. 결국 데이터는 한 번 정리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쌓고 갱신하는 운영 루프가 됩니다.

5) 운영모델 전면 개편: 딜 중심에서 기능 중심으로

요즘 LP들이 특히 민감하게 보는 포인트 중 하나가 “운용사가 포트폴리오를 얼마나 깊게 관리할 수 있나”입니다.
보유기간이 길어지는데, 포트폴리오 관리 파트너 한 명이 관리하는 회사 수가 많아지면 집중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운영 조직을 키우고, 딜 중심이 아니라 기능(가격, 영업, SCM, 디지털, 인재/조직 등) 중심으로 지원하는 모델이 부상합니다.

쉽게 말해, ‘딜 잘하는 팀’만으로는 부족하고 ‘운영 잘하는 팀’이 별도로 강해야 합니다. 이게 바로 운영알파가 “조직의 문제”로 이어지는 지점입니다.


가치창출 전략 이행 로드맵: 결국은 ‘데이터→실행→학습’의 루프

그럼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저는 항상 “진단이 먼저”라고 봅니다.

  • 우리 포트폴리오에서 EBITDA를 올리는 레버가 무엇인지
  • 그 레버를 측정할 데이터가 있는지
  • 개입을 실행할 조직과 프로세스가 있는지
    이 3가지를 먼저 확인해야 해요.

그 다음 단계는 보통 이 흐름입니다.

  1. 데이터 레이크/플랫폼을 만들고(무작정 크게가 아니라 핵심 가치 영역부터)
  2. 시뮬레이션, 대안데이터 수집, 예측 모델 같은 도구를 표준화하고
  3. 실행 결과를 측정하고, 반복하고, 공유해서
  4. 학습이 다시 데이터로 축적되게 만드는 것

결국 사모펀드 가치 창출 전략은 멋진 슬라이드가 아니라, 반복 가능한 운영 체계로 완성됩니다.


마무리: 지금이 바로 ‘운영알파’로 갈아탈 타이밍

솔직히 말해, 앞으로 금리가 어떻게 움직일지, 엑시트 시장이 언제 완전히 살아날지는 저도 단정할 수 없습니다. 누구도 확실히는 모르죠.
다만 하나는 분명합니다. 시장 멀티플과 레버리지가 ‘자동으로’ 수익을 만들어 주던 시대는 끝나가고 있고, 앞으로는 운영 역량이 수익률을 결정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것.

운영알파는 한 번에 완성되지 않습니다. 대신 제대로 만들면, 시간이 갈수록 복리처럼 쌓입니다.
지금 포트폴리오가 많은 운용사일수록, 혹은 앞으로 펀드레이징에서 LP 설득이 더 어려워질 거라고 느끼는 팀일수록 사모펀드 가치 창출 전략을 운영 중심으로 재편하는 작업을 미루지 않는 게 좋다고 봅니다.

(이 글은 투자 권유가 아니라, 비즈니스 관점에서의 전략 정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