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계산대에서 가장 자주 보는 장면이 뭔지 아세요? 지갑보다 휴대폰이 먼저 나오는 순간입니다. 카페, 편의점, 마트… 어디든 “결제는 앱으로”가 기본이 됐죠. 그런데 시장 안쪽을 들여다보면 분위기가 조금 달라요. 이용자는 늘고 있는데, 사업자들은 계속 ‘무한경쟁’입니다. 새 플레이어는 계속 들어오고, 오프라인 인프라 싸움은 더 거세지고, 보안 이슈까지 커지니까요.
그래서 오늘은 “간편결제 시장에서 누가 왕관을 거머쥘까?”를 감정 섞지 않고, 흐름 중심으로 풀어보겠습니다. 다만, 특정 사업자의 ‘현재 점유율’ 같은 건 발표 기준이 제각각이라 확정적으로 말하기 어렵습니다. 이 글에서는 숫자보다도 ‘승부가 갈리는 포인트’를 잡는 데 집중할게요.

I. 간편결제 개요 및 시장 현황
1) 간편결제는 결국 “결제 정보 저장 + 간단한 인증”이다
간편결제는 카드/계좌 정보를 미리 등록해두고, 비밀번호·지문·얼굴인식 같은 간단한 인증으로 결제하는 방식이에요. 소비자 입장에서는 “결제 단계가 줄어든다”가 전부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이게 엄청난 의미를 가집니다.
결제는 구매 여정의 마지막 관문이잖아요. 이 관문을 누가 잡느냐가 ‘고객 접점’이 되고, 그 접점이 쌓이면 ‘락인(lock-in)’이 됩니다. 그래서 빅테크든 핀테크든 유통이든, 다들 간편결제에 눈을 못 떼는 거고요.
2) 온라인에서 표준이 된 간편결제, 다음 전장은 오프라인
온라인은 붙이기가 상대적으로 쉬워요. 결제 버튼 하나만 잘 붙여도 전환율이 달라지니까요. 그런데 오프라인은 완전히 다릅니다. 오프라인은 “단말기와 방식”이 전부예요.
오프라인 간편결제 방식은 크게 이렇게 나뉩니다.
- 바코드/QR 기반(앱카드 포함): 화면에 바코드/QR을 띄우고 리더기로 읽는 방식
- MST(마그네틱 방식): 카드 긁는 방식과 유사하게 정보를 전송(범용성이 강한 편)
- NFC(근거리무선통신): 단말기에 ‘갖다 대는’ 방식(글로벌 표준 쪽)
여기서 핵심은 하나죠. 오프라인은 “가맹점 인프라”가 승부입니다. 그래서 요즘 간편결제 회사들이 제휴, 투자, POS 협력에 힘을 주는 겁니다.
3) 성장세는 숫자가 말해준다
국내 간편결제는 2023년 상반기 기준 하루 평균 이용 건수 2,628만 건, 이용 금액 8,451억 원 수준까지 커졌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건수·금액 모두 두 자릿수로 증가했고요.
결제 방식 구성도 흥미로운데,
- 신용카드 기반이 여전히 60%대(2023년 상반기 61.3%)
- 선불(충전금) 기반이 30%대(32.7%)로 꾸준히 확대
- 계좌 기반은 한 자릿수(6.0%) 수준
이 흐름을 보면, 간편결제는 ‘카드 대체’가 아니라 ‘결제 경험 재설계’에 가깝다고 느껴집니다. 특히 선불충전금(페이 머니)이 커지는 건 혜택과 편의가 잘 설계되면 사람들이 지갑 대신 “앱 잔액”을 쓰기 시작했다는 뜻이기도 해요.
II. 국내 간편결제 시장 주요 이슈
Issue 1) 거세지는 경쟁: 애플페이 등장, 삼성페이 유료화 논의, 카드사 반격
간편결제는 지금 “플랫폼 기업·핀테크·휴대폰 제조사·카드사”가 동시에 싸우는 시장입니다.
그리고 2023년에 이 경쟁 구도가 한 번 더 요동쳤죠. 바로 애플페이의 국내 공식 서비스 시작입니다.
애플페이는 NFC 방식이고, 이 한 가지가 시장에 던진 메시지가 큽니다.
“이제 국내도 글로벌 표준 단말기(EMV 기반)로 바뀌어야 하는 거 아니냐?”
이 질문이 나오면, 단말기·가맹점·카드사·제휴 구조가 다 흔들립니다.
동시에 삼성페이의 유료화 가능성 논의도 시장을 흔들었어요.
결과적으로 단기적으로는 기존처럼 무료 기조가 유지되는 흐름이었지만, 이 이슈 자체가 보여주는 건 명확합니다.
간편결제도 결국 ‘돈 버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진다.
그리고 카드사들도 대응합니다.
- 여러 카드 앱을 한 플랫폼에서 쓰게 하려는 앱카드 상호 호환(통합형 서비스)
- QR 결제 공통 규격을 만들려는 움직임(표준 선점 시도)
한마디로, “주도권을 다시 가져오겠다”는 신호로 보면 이해가 됩니다.
Issue 2) 오프라인 접점 확대: 제휴·투자·POS가 승부처
오프라인은 한 번 익숙해지면 잘 안 바뀝니다. 그래서 오프라인 결제 경험을 먼저 ‘습관’으로 만든 쪽이 강해져요.
최근 흐름을 보면 대표 사례가 딱 보입니다.
- 삼성페이 ↔ 네이버페이 연동
온라인 강자(네이버페이)와 오프라인 강자(삼성페이)가 서로의 약점을 메우는 구조입니다. 네이버페이는 QR 중심이었는데, 범용 오프라인 결제 경험을 더 넓힐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죠. - 토스의 편의점 제휴 기반 오프라인 확대
전국 단위 오프라인 거점과 결제를 엮고, 멤버십/포인트까지 결합해 사용 경험을 만드는 방식입니다. 이런 건 “사용자가 매일 지나가는 곳”을 잡는 전략이라 효과가 큽니다. - 카카오페이의 POS 회사 투자
이건 단순히 ‘결제 버튼’을 늘리는 게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 운영 데이터와 결제 데이터를 함께 다루려는 전략으로 읽힙니다. 결제는 결국 데이터 싸움이니까요.
또 한 가지. 요즘 간편결제들이 해외 결제 시장도 같이 노립니다. 해외여행이 살아나면서 “한국에서 쓰던 결제 경험을 해외에서도”라는 니즈가 커졌고, 반대로 한국에 오는 외국인이 국내에서 간편하게 결제하도록 만드는 움직임도 같이 커졌어요.
Issue 3) 확장하는 비즈니스: 후불결제(BNPL)에서 대환대출까지
간편결제만으로는 수익이 얇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결제 → 금융으로 확장하는 흐름이 나옵니다.
- 후불결제(BNPL)
국내에서는 소액 한도(예: 30만 원 수준)로 운영되는 형태가 등장했고, 플랫폼들은 이를 통해 ‘대안신용평가’의 가능성을 엿봅니다. 금융 이력이 얇은 사람(Thin File)에게 결제·소비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용을 부여할 수 있기 때문이죠. - 온라인 대환대출
대출 갈아타기가 플랫폼에서 ‘원스톱’으로 가능해지는 흐름도 빠르게 커졌습니다. 이건 이용자 입장에서는 편의가 커지고, 플랫폼 입장에서는 금융 트래픽과 데이터를 더 많이 확보할 기회가 됩니다.
여기에 더해 선불충전금(페이 머니)도 커지고 있어요. 2023년 상반기 기준 선불전자지급수단은 하루 평균 2,875만 건, 9,682억 원 수준으로 사용됐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충전해두고 쓰는 돈”이 생활화되고 있다는 의미죠.
Issue 4) 지급방식의 변화: 모바일 결제와 컨택리스가 커진다
최근 몇 년 사이 모바일 기반 결제 금액이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2022년 기준으로 카드 결제 중 “모바일 기기 등을 활용한 결제” 금액은 전년 대비 40%대 후반 수준으로 크게 성장했고, 소비자 조사에서도 “10번 결제하면 5번은 간편결제”라는 응답이 나올 정도로 사용 습관이 바뀌었습니다.
여기에 컨택리스(비접촉) 카드가 다시 주목받아요. 해외에서는 카드든 폰이든 ‘갖다 대는 결제’가 기본이라, 해외 경험이 있는 소비자일수록 국내에서도 같은 경험을 기대합니다. 애플페이 도입이 단말기 확산을 자극하면서 카드사들도 컨택리스 기능 탑재 카드를 확대하는 흐름이죠.
Issue 5) 이원화되는 전략: 누군가는 접고, 누군가는 새로 들어온다
시장 규모는 커졌는데 경쟁이 심해지니, 기업들의 전략이 두 갈래로 나뉩니다.
- 정리/매각 검토(선택과 집중): “이 사업, 우리 핵심이 맞나?”
- 신규 진입/강화(락인과 데이터 확보): “결제 없으면 고객 데이터를 못 잡는다.”
편의점, 뷰티, 패션, 게임, 자동차까지 결제 기능을 붙이려는 이유는 결국 하나예요.
“결제가 있는 곳에 고객 데이터가 남는다.”

III. 국내 간편결제 시장 주요 플레이어 동향
여기서는 ‘누가 무조건 이긴다’보다, 각자 어떤 무기를 들고 있는지 정리해볼게요.
간편결제는 전장이 여러 개라서(온라인/오프라인/해외/금융확장/B2B) 단일 승자가 나오기 어렵습니다.
1) 삼성페이: 오프라인 범용성 + 지갑의 확장(디지털 키/신분/멤버십)
삼성페이는 MST와 NFC를 함께 가져가면서 오프라인에서 강한 범용성을 만들었습니다. 2023년 2월 기준 국내 이용자 약 1,600만 명, 누적 결제액은 219조 원 수준까지 커졌다고 알려져 있어요. 결제 앱을 넘어 “지갑(월렛)” 자체를 확장하려는 방향도 분명합니다.
2) 애플페이: 충성도 높은 사용자 + NFC 표준 + 금융 서비스 확장 가능성
애플페이는 늦게 들어왔지만 iPhone 사용자 기반이 강하고, NFC 표준 경험이 장점입니다. 해외에서는 후불결제, 송금, 카드, 저축 등 금융 서비스를 계속 붙이고 있죠. 국내에서도 단순 결제에 그치지 않고 “결제 이후 금융”으로 확장할 여지는 충분합니다. 다만 국내 확장 속도는 규제 환경과 파트너 구조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어서, 이 부분은 제가 단정적으로 말하긴 어렵습니다.
3) 네이버페이: 상거래 생태계 데이터 + 오프라인 확장 + 종합 금융 플랫폼
네이버페이는 온라인 상거래 데이터가 강력합니다. 가입자 수가 3,000만 명 수준으로 커졌고, 결제액도 연간 30조 원대 규모로 성장한 흐름이 이어졌죠. 최근에는 오프라인 확장과 함께, 결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금융 추천이나 대안신용평가 같은 “종합 금융 플랫폼” 전략을 강조합니다.
4) 카카오페이: 메신저 기반 확산 + 생활 금융 플랫폼 + 파트너십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톡이라는 국민 단위 접점이 강점입니다. 결제·송금·인증에 더해 투자·보험 등 계열 연계를 통해 생활 금융 플랫폼으로 확장하려는 방향이 뚜렷해요. 2023년 2분기 기준 월간 활성 이용자(MAU)가 2,430만 명 수준으로 언급될 정도로 사용자 기반도 큽니다.
5) 토스: PG·브랜드페이·POS까지 “결제 인프라”를 잡는 전략
토스는 후발이지만 움직임이 공격적입니다. 소비자 앱 접점 + 가맹점 결제 인프라(PG, 브랜드페이) + 오프라인 POS까지 확장하려는 그림이죠. 특히 “우리 앱으로 결제하세요”가 아니라 “결제 시스템 자체를 제공합니다”라는 방향은 시장에서 무게감이 다릅니다.
6) 페이코: 캠퍼스/기업복지 같은 반복 결제 구간 공략 + 컨택리스 대응
페이코는 캠퍼스존이나 기업 복지(식권·포인트)처럼 반복 결제가 일어나는 ‘현장’을 공략해왔습니다. 이런 영역은 사용 습관이 강하게 고정되기 때문에, 틈새지만 탄탄한 기반을 만들 수 있어요.

IV. 결론 및 시사점: 왕관은 ‘결제’가 아니라 ‘연결’을 잡는 쪽이 쓴다
마무리를 한 줄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간편결제 시장의 승자는 “결제 버튼”을 가진 회사가 아니라, 결제 전후를 끊김 없이 연결(Seamless)하고 수익을 설계한 회사입니다.
제가 보는 승부처는 딱 5가지예요.
- 온라인→오프라인 확장(가맹점/단말기/제휴)
- 혜택 설계(소비자가 체감하는 ‘득’)
- 결제 데이터 활용(맞춤형 서비스, 신용평가, 금융 추천)
- 수익 모델(결제 수수료만으론 부족, 금융·광고·B2B로 확장)
- 안전과 신뢰(부정결제·개인정보·후불결제 건전성 관리)
그래서 “누가 왕관을 쓰나”를 한 명에게만 주기보다, 이렇게 나눠서 보는 게 현실적이에요.
- 오프라인 습관을 잡는 플레이어는 누구인가?
- 온라인 상거래 데이터로 금융까지 확장하는 플레이어는 누구인가?
- PG·POS 같은 결제 인프라를 장악하는 플레이어는 누구인가?
여러분은 지금 어떤 간편결제를 가장 자주 쓰시나요?
그리고 그 이유가 ‘편해서’인지, ‘혜택이 좋아서’인지 한 번만 생각해보세요. 의외로 간편결제 시장의 답이 거기서 나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