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잠” 얘기만 나오면 다들 한숨부터 쉬죠. 예전엔 “요즘 피곤해서 잠이 부족해” 정도였다면, 지금은 아예 “누워도 잠이 안 오고, 자도 개운하지가 않다”는 말이 흔해졌어요. 주변에서 제일 많이 듣는 패턴이 딱 이거예요.
퇴근하고 침대에 누워서 폰 좀 보다가 눈 감는데, 막상 불 끄면 머리가 더 또렷해지고… 다음날은 커피로 버티고… 주말엔 몰아서 자려다가 리듬이 더 깨지고. 이게 반복되면 ‘잠’이 컨디션 관리가 아니라 스트레스가 되더라고요.
이 흐름 속에서 확실히 달라진 게 하나 있어요. 예전엔 숙면을 위해 “침구 바꾸자”, “차 마시자”, “운동하자” 같은 생활 습관 중심이었다면, 요즘은 거기에 기술이 들어옵니다. 슬립테크가 딱 그 지점이에요.
그냥 수면 앱 하나 쓰는 수준이 아니라, 내 몸의 신호를 기록하고(수면데이터), 환경을 조절하고, 어떤 경우에는 치료 접근까지 가는 방식이죠.
다만 여기서 한 가지는 꼭 짚고 싶어요. 슬립테크는 “잠을 대신 자주는 기계”가 아니에요. 수면은 결국 사람이 자는 거라서, 기술은 어디까지나 ‘도와주는 도구’에 가깝습니다. 대신, 도구를 잘 쓰면 진짜로 삶이 달라질 수 있어요. 특히 수면데이터를 제대로 쌓아두면, 내 상태를 감으로 때려맞추는 게 아니라 훨씬 현실적으로 접근할 수 있거든요.
오늘 글은 “슬립테크가 왜 뜨는지”, “어떤 분야로 커지는지”, “투자와 시장 이슈는 뭔지”, 그리고 “앞으로 우리가 뭘 조심하고 뭘 기대해야 하는지”를 제 관점으로 쭉 정리해볼게요.

I. 슬립테크 Overview
슬립테크가 ‘갑자기’ 뜬 게 아닌 이유
슬립테크가 주목받는 가장 큰 배경은 단순해요. 잠 문제가 ‘개인 고민’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커지는 건강 이슈’가 됐기 때문입니다. 최근 몇 년간 수면장애로 진료 받는 사람도 꾸준히 늘었고, 진료비 규모도 크게 늘었죠. 이건 체감만의 문제가 아니고, 실제 수치로 봐도 증가 흐름이 분명합니다.
또 하나는 “약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인식이에요. 수면제는 필요할 때 분명 도움이 되지만, 장기간 사용에 대한 부담(의존, 남용 등)도 계속 얘기되잖아요. 그래서 비약물적 접근—즉 생활 속에서 관리하고 개선하는 방식—이 힘을 받았고, 그 틈을 기술이 파고든 겁니다.
수면산업은 커지는데, ‘수면제 시장’은 크게 안 커지는 흐름
재미있는 포인트가 있어요. 전체 수면산업은 성장률이 꽤 높은 편으로 잡히는데, 수면제 같은 의약품 시장은 성장률 전망이 낮게 보이는 흐름이 있습니다. 이걸 저는 이렇게 해석해요.
- 사람들은 “잠 문제”를 더 심각하게 인식한다.
- 하지만 해결 방식은 ‘약만’이 아니라, 예방·관리·생활 개선 쪽으로 이동한다.
- 그래서 슬립테크처럼 일상 속에서 바로 쓰는 솔루션이 커진다.
슬립테크는 어디까지를 말하나? (생각보다 넓어요)
많은 분들이 슬립테크를 “수면 앱” 정도로 생각하는데, 실제 범주는 훨씬 넓어요. 크게는 이렇게 보시면 이해가 빨라요.
- 디지털치료기기(SW)
- 병원 진료에서 의사의 판단을 보조하는 소프트웨어
- 집에서 하는 원격 수면검사(가정용 수면검사/모니터링)
- 불면증 인지행동치료(CBT-I) 기반 프로그램처럼 치료적 개입을 제공하는 형태
- 일주기 리듬 관리처럼 생활 리듬을 정상화하는 방식
- 수면 보조 디바이스(HW)
- 스마트워치, 스마트링처럼 착용형(웨어러블)
- 베개·매트리스·스피커 같은 침실 주변기기(니어러블)
- 코골이/수면무호흡 관련 보조 장치, 생체신호 센서 등
- 스마트홈/서비스
- 조명, 온습도, 소음 등 수면 환경을 자동 최적화하는 서비스
- 수면 코칭/컨설팅/콘텐츠
- 고령층 케어와 연결되는 디지털 실버케어
여기서 핵심은 이거예요.
슬립테크는 결국 ‘수면데이터’를 모으고, 해석하고, 행동이나 환경을 바꾸는 기술입니다.
그래서 수면데이터가 정확할수록, 그리고 사용자가 꾸준히 쓰게 만들수록(이게 진짜 어려워요) 효과가 나기 쉬워요.
소비자 관심이 늘어나는 건 당연한 흐름
국내 설문에서도 “잠이 건강에 중요하다”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오고, 기술의 도움을 받을 의향도 절반 이상으로 나타난 적이 있어요. 특히 흥미로운 건, 사람들이 구매를 고려하는 제품이 꼭 ‘비싼 기기’만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베개, 스마트워치, 앱처럼 이미 생활에 들어와 있는 형태에 관심이 큽니다.
이건 현실적으로도 맞아요. 처음부터 거창한 장비를 들이기보다, 익숙한 방식으로 가볍게 시작하려는 거죠. 저는 이 접근이 오히려 성공 확률이 높다고 봐요. 처음부터 과하게 투자하면 ‘안 쓰게 될 때’ 후회가 커지고, 그 순간 슬립테크 자체를 포기해버리는 경우가 많거든요.

II. 슬립테크 투자·M&A 트렌드
투자금이 몰리는 곳엔 이유가 있어요: “데이터 + 확장성”
슬립 관련 투자는 몇 년 사이 눈에 띄게 커졌고, 건수도 꾸준히 유지되는 흐름이 관찰됩니다. 이건 단순 유행이라기보다, 투자자들이 보는 포인트가 명확하기 때문이에요.
- 수면은 하루의 3분의 1이고, 데이터가 쌓이면 가치가 커진다
- 웨어러블, 침구, 스마트홈 등 하드웨어와 연결되면 확장성이 크다
- 정신건강, 만성질환 관리, 고령층 케어와도 이어질 수 있다
즉 수면데이터가 모이면 “수면” 하나로 끝나는 게 아니라, 다른 헬스케어 영역으로 사업이 넓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깔려 있어요.
M&A는 ‘기능 강화’가 아니라 ‘밸류체인 장악’ 방향
요즘 인수합병 흐름을 보면, 크게 세 축으로 나뉘는 그림이 자연스럽게 그려집니다.
- 헬스케어 SW 기업: 수면 기능을 붙여 포트폴리오 확장
- 제조/의료기기 기업: 병원 밖(가정)까지 서비스 범위를 넓히는 방향
- 빅테크: 웨어러블/스마트홈 생태계에서 수면 기능을 표준 옵션처럼 만들기
실제로 애플, 구글 같은 빅테크는 수면 기능 강화를 위해 관련 회사를 인수하거나, 웨어러블 기반 분석 기능을 계속 고도화해왔죠. 이런 흐름은 “이제 수면이 부가 기능이 아니라, 플랫폼 경쟁의 중요한 요소”가 됐다는 신호로 보입니다.
국내도 ‘초기 투자 → 제품화/인허가 → 글로벌’ 단계가 보이기 시작
국내 슬립테크 기업들은 아직 초기 단계 투자가 많은 편이지만, 불면증 치료용 디지털치료기기나 수면 진단 소프트웨어처럼 의료 영역으로 들어가는 팀들이 점점 주목받고 있어요.
다만 여기서 현실적인 포인트가 있어요. 의료로 들어가면 신뢰도는 올라가지만, 인허가/보험/의료현장 도입 같은 “시간이 걸리는 장벽”을 넘어야 합니다. 그래서 국내 기업들도 한 번에 직진하기보다, 제품 단계와 시장 접근을 여러 갈래로 설계하는 느낌이 강해요.
III. 슬립테크 시장 주요 이슈
슬립테크가 커지는 만큼, 시장 이슈도 뚜렷합니다. 저는 이 3가지가 핵심이라고 봐요.
ISSUE 1. 인허가 및 보험 등재: “디지털치료기기”는 신뢰의 시작이지만, 시작일 뿐
요즘 많이 헷갈리는 게 “치료”와 “웰니스”의 경계예요.
수면 관련 앱이라고 다 치료는 아니고, 디지털치료기기라고 해서 다 같은 수준도 아닙니다.
제가 이해하기 쉽게 정리하는 기준은 이거예요.
- 디지털치료기기: 질병 예방·관리·치료 목적이 명확하고, 치료 기전/근거(임상적 근거 포함)를 바탕으로 의료기기 절차를 밟는 쪽
- 웰니스 프로그램: 수면에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의료기기 수준의 근거·관리 체계가 상대적으로 약한 쪽
특히 불면증 인지행동치료(CBT-I) 기반의 디지털 치료는 “콘텐츠를 소비하는 앱”이 아니라, 환자 데이터에 따라 맞춤 피드백을 주고 행동을 바꾸는 구조라는 점에서 의료기기 성격이 강해질 수 있어요.
그리고 인허가 이후에도 끝이 아니죠. 실제로 의료현장에서 쓰이려면 보험 등재(또는 수가 체계)가 현실적으로 중요합니다.
여기서 기업들이 자주 부딪히는 지점이 하나 더 있어요.
바로 “사용자가 끝까지 하느냐”입니다. 디지털치료기기든 웰니스든, 결국 사용자가 꾸준히 참여해야 효과가 나고 성과로 이어지는데, 수면은 특히 중도 이탈이 흔하거든요. 그래서 UX(사용자 경험) 설계가 규제만큼이나 중요해집니다.
ISSUE 2. 시장 선점 경쟁: 스마트워치 다음은 ‘링’, 그리고 침실 전체로
수면 측정은 결국 “연속 데이터”가 핵심이라서, 착용 부담이 낮은 쪽이 유리합니다. 그래서 한동안은 스마트워치가 가장 보편적이었는데, 기술이 발전하면서 스마트링 같은 폼팩터가 확 커지고 있어요.
손목이 불편한 분들은 손가락 링을 선호할 수 있고, 어떤 사람은 아예 “몸에 뭐 붙이는 게 싫다”고 하죠. 그래서 비접촉(레이다, 매트리스 센서 등) 방식도 같이 커집니다.
여기서 경쟁 포인트는 단순히 “측정하냐”가 아니라, 세부로 들어가면 더 복잡해요.
- 수면데이터의 정확도(알고리즘, 센서 품질, 개인차 보정)
- 착용/설치의 번거로움(매일 쓰게 만드는 게 진짜 승부)
- 측정에서 끝나는지, 개선(개입)까지 가는지
- 개인정보/민감정보 보호를 어떻게 설계하는지
그리고 요즘은 수면 개선을 ‘유도’하는 기술도 다양해졌어요. 예를 들면 뇌파 유도, 광(빛) 기반 생체조절, 경두개 전기자극 같은 키워드들이 나오는데, 이 부분은 소비자 입장에선 특히 조심할 필요가 있어요.
왜냐면 “내가 지금 쓰는 게 의료기기인지, 웰니스인지, 안전성 근거가 어느 정도인지”를 구분하기가 어렵거든요. 저는 이런 제품을 볼 때, 광고 문구보다 “어떤 방식으로 작동한다고 설명하는지”와 “사용자에게 어떤 제약/주의가 있는지”를 먼저 보는 편이 더 안전하다고 봅니다.
ISSUE 3. 비즈니스 확장: 스마트홈, 실버케어, 그리고 게이미피케이션
슬립테크가 재미있는 이유는 침실이 ‘플랫폼’이 된다는 점이에요.
예전엔 잠은 그냥 침대에서 자는 행위였는데, 지금은 조명·온도·습도·소리까지 연결해 “환경 전체를 제어”하려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요. 실제로 빅테크나 가전회사, 건설사, 가구업체까지 수면을 중심으로 한 스마트홈 기능을 계속 확장하고 있죠.
그리고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수면은 단순 웰니스가 아니라 “건강 리스크를 조기에 감지하는 신호”로도 주목받습니다. 수면 중 호흡, 움직임, 산소포화도 같은 정보는 응급 이벤트를 예방하는 데도 활용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이 지점이 디지털 실버케어와 연결되는 포인트입니다. 수면이 ‘편안함’의 영역을 넘어, ‘모니터링’과 ‘예측’의 영역으로 확장되는 거죠.
마지막으로, 요즘 가장 대중적으로 체감되는 건 게이미피케이션이에요.
대표적으로 “수면을 게임처럼 접근하는 앱”이 큰 반응을 얻으면서, 수면 자체를 엔터테인먼트로 만드는 시도도 나왔습니다. 이 전략의 장점은 명확해요.
- 꾸준히 쓰게 만드는 동기(참여 지속)를 만들기 쉽다
- 사용자 규모가 커지면 협업/제휴 기회도 커진다
- 수면을 ‘부담’이 아니라 ‘습관’으로 바꿀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방식도 숙제가 있어요. 보상이나 게임 요소가 과해지면 “점수에 집착해서 오히려 잠이 스트레스”가 되는 역효과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기반이 수면데이터라서, 개인정보 보호 이슈는 앞으로 더 민감해질 수밖에 없고요.

IV. 결론 및 시사점
제가 보는 슬립테크의 방향은 결국 한 문장으로 정리됩니다.
“수면데이터를 바탕으로, ‘측정 → 해석 → 행동 변화/환경 제어 → 치료’로 갈수록 깊어진다.”
여기서 독자 입장에서, 그리고 시장 관점에서 각각 현실적인 정리만 남겨볼게요.
1) 소비자(사용자) 입장에서: 슬립테크는 ‘정답’이 아니라 ‘도구’예요
- 처음엔 가볍게 시작하세요. 앱이나 워치처럼 익숙한 도구로 수면데이터를 쌓고, 패턴을 보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됩니다.
- 수면 점수에 너무 휘둘리지 마세요. 점수는 참고고, 핵심은 “내 컨디션과 맞는가”예요.
- 코골이·수면무호흡이 의심되거나, 불면이 오래 지속되면 꼭 의료진 상담이 먼저입니다. 디지털치료기기는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진단을 대신하진 못해요(특히 스스로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 개인정보 설정과 데이터 활용 동의는 꼼꼼하게 보세요. 수면은 민감정보에 가깝습니다.
2) 기업(사업자) 입장에서: “디지털치료기기 vs 웰니스 vs 수면 엔터테인먼트” 중 어디로 갈지 먼저 정해야 해요
저는 이걸 ‘갈림길’이라고 봐요.
- 디지털치료기기(처방 기반 모델)는 신뢰도와 임상적 근거가 강점이지만, 인허가·보험·의료현장 도입이라는 긴 레이스를 각오해야 합니다.
- OTC(처방 없이 구매)나 웰니스 모델은 접근성은 좋지만, 신뢰성/차별성을 어떻게 확보할지가 숙제예요.
- 수면 엔터테인먼트는 규모를 빠르게 만들 수 있지만, 과몰입·데이터 보호·과장광고 같은 리스크 관리가 필수입니다.
결국 “우리 고객이 누구인지, 어떤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를 못 박아야 다음 단계가 설계돼요.
3) 앞으로 더 커질 키워드: 합종연횡(협업), 그리고 ‘침실 전체’로의 확장
슬립테크는 혼자서 다 하기 어려운 산업이에요. 소프트웨어, 센서/디바이스, 의료기관, 가전/스마트홈, 건설/가구까지 연결이 필요하니까요.
그래서 앞으로는 M&A나 제휴 같은 ‘합종연횡’이 더 자연스러워질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개인 건강정보(PHR)와 의료정보(EMR)가 연결되는 방향은 기대도 크지만, 동시에 규제와 윤리 이슈도 함께 커질 거예요.
저는 그래서 슬립테크 시장의 승부처가 “기술이 더 신기하냐”가 아니라, 사용자가 매일 쓰게 만드는 UX와 **신뢰(근거·규제·데이터 보호)**가 될 거라고 봅니다.
이 두 가지를 잡는 팀이 결국 오래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