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류 시장은 “술이 줄었다”는 체감과 “프리미엄·하이볼·제로” 열풍이 동시에 나타나는, 좀 모순적인 흐름이 같이 가고 있어요. 오늘은 국내 주류 시장의 숫자 흐름부터 소비 취향 변화, 유통·디지털·ESG·글로벌 전략까지 한 번에 정리해볼게요.
퇴근길에 편의점 맥주 코너 앞에 서보면, 예전이랑 진열대 분위기부터 달라졌다는 거 느끼는 분들 많죠. 예전엔 “라거/필스너” 중심으로 고르면 됐는데, 이제는 무알코올·저칼로리·과일향·캔 하이볼·RTD(바로 마시는 칵테일)까지… 선택지가 너무 많아요.
회식은 줄어든 것 같고, 술자리도 예전만큼 길지 않은데, 신기하게도 위스키나 하이엔드 와인 얘기는 더 자주 들립니다. 이게 지금 주류 시장이 요동치는 핵심이에요. “양은 줄어도, 취향은 더 세분화되고, 돈은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는 거죠.
그럼 이제 흐름을 큰 목차대로 나눠서 차근차근 볼게요.

I. 주류 시장 Overview
먼저 정리부터 하면, 우리가 흔히 ‘술’이라고 말하는 건 생각보다 범위가 넓어요. 맥주·소주·막걸리·와인만 있는 게 아니라, 위스키·브랜디·리큐르·보드카·럼·진·데킬라처럼 증류주 라인업이 한꺼번에 늘었고, 그 사이에 RTD/RTS(바로 마시거나 바로 따라 마시는 제품)까지 끼어들면서 카테고리가 폭발적으로 넓어졌죠.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주류 시장은 겉보기보다 ‘진입장벽’이 있는 산업이라는 점이에요. 제조면허, 유통면허, 물류·보관, 채널 계약, 세금 체계까지 한 번에 걸려요. 그래서 예전엔 큰 회사들이 판을 잡고, 새로운 브랜드가 뜨더라도 “잠깐 반짝”하고 끝나는 경우가 많았죠.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분위기가 달라진 이유가 있어요.
- 규제 완화로 인해 위탁생산(OEM) 같은 방식이 확장되면서 “브랜드가 먼저” 나오는 구조가 가능해졌고
- 유통 쪽도 오프라인 중심에서 스마트오더·구독·가격 비교 플랫폼 등으로 선택지가 늘었고
- 무엇보다 소비자 자체가 “취하려고 마시는 술”에서 “경험하려고 마시는 술”로 옮겨가고 있어요.
즉, 예전처럼 소주/맥주로 단순 정리할 수 없는 시대로 들어온 겁니다.
II. 국내 주류 시장 현황
여기서부터가 재미있어요. 국내 주류 시장을 볼 때, “판매량(양)”만 보면 둔화가 맞는데, “금액(가치)”로 보면 오히려 커졌거든요.
간단히 말하면 양은 줄거나 정체인데, 단가는 올라가고 있어요. 이건 전형적인 프리미엄화/다변화 시장에서 나오는 패턴입니다.
1) 금액은 늘고, 물량은 줄어드는 ‘엇갈림’
최근 흐름을 보면 국내 주류 출고 금액이 크게 뛰면서 10조 원에 근접한 수준까지 올라왔어요. 반면 전체 출고량은 코로나 이전과 비교하면 내려앉은 모습이고요.
이 차이가 의미하는 건 딱 하나예요.
- “대중주만으로 판이 굴러가던 시대”에서
- “대중주는 여전히 크지만, 프리미엄과 신흥 카테고리가 매출을 끌어올리는 시대”로 바뀌었다는 거죠.
2) 여전히 강한 맥주·희석식 소주, 그러나…
국내 출고 금액 기준으로 보면 맥주와 희석식 소주가 여전히 압도적이에요. 둘을 합치면 80%대 초반을 차지할 정도니까요.
다만 “이게 영원하냐?”라고 물으면, 저는 아니라고 봐요. 이유는 간단해요.
- 맥주는 관심이 분산되고
- 희석식 소주는 회식 문화와 강하게 연결되어 있는데
- 회식 자체가 예전 같지 않거든요.
대신, 그 사이에서 “증류식 소주, 위스키, 전통주, RTD” 같은 카테고리가 빠르게 치고 올라옵니다. 특히 위스키나 증류식 소주 같은 품목은 성장률이 ‘두 자릿수’가 아니라 ‘세 자릿수’가 나오는 해도 있었어요. 절대 규모는 아직 작아도, 변화의 방향성이 분명하다는 뜻이죠.
3) 수입주 비중이 조용히 올라간다
국내 출고량 전체에서 수입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과거에 비해 눈에 띄게 커졌어요.
소비자 입장에선 이게 자연스러운 흐름입니다. 예전엔 와인이나 위스키를 “특별한 날 백화점”에서 샀다면, 지금은 편의점·마트·전문샵·스마트오더로 접근성이 달라졌거든요.
4) 수출은 기회, 수입은 경쟁
또 하나 재밌는 포인트는 “수출도 늘고 있다”는 점이에요. 소주가 해외에서 1억 달러 수준을 넘겼다는 흐름은 꽤 상징적이죠.
다만 동시에 국내는 수입이 더 빠르게 커지면서 무역수지 관점에서는 부담이 커지는 모습도 보여요.
이게 기업 입장에선 딜레마예요.
- 국내 시장은 성숙하고,
- 소비는 다양해지고,
- 수입 경쟁은 강해지고,
- 그래서 해외로 나가야 하는데
- 해외는 품질/규제/현지화라는 다른 벽이 존재하죠.

III. 주류 시장 주요 비즈니스 이슈와 업계 대응 현황
이 파트가 ‘돌파구’의 핵심이에요. 지금 주류 시장에서 기업들이 실제로 움직이는 방향은 크게 6가지로 보입니다.
1) “유통만 하던 회사가 제조로”, “제조만 하던 회사가 D2C로”
예전엔 “제조사 vs 유통사” 경계가 꽤 뚜렷했는데, 지금은 경계가 흐려지고 있어요.
유통·수입 쪽은 제조(또는 위탁생산)로 들어가고, 제조 쪽은 소비자 접점을 직접 쥐기 위해 매장·체험 공간·다이닝을 강화합니다.
왜 이렇게까지 하냐면요.
유통만 하면 마진이 얇고, 제조만 하면 소비자 데이터가 약해요.
결국 돈이 되는 건 “브랜드 + 채널 + 데이터”를 같이 가진 쪽입니다.
2) 이종업계의 진입: 유통망 가진 곳이 술을 한다
요즘 백화점/리테일/식품기업이 주류 사업을 키우는 것도 같은 맥락이에요.
이미 채널이 있고, VIP 고객이 있고, 콘텐츠(페어링/행사/멤버십) 만들 능력이 있거든요. 주류는 이 조합이 잘 맞습니다. 특히 와인/위스키처럼 스토리텔링이 강한 상품일수록요.
3) 포트폴리오 재편: “투트랙”이 기본값
기업 대응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거예요.
- 기존 주력(맥주·희석식 소주)으로 캐시카우를 지키면서
- 새로운 취향(제로슈거·저도주·증류식·RTD·하이볼)으로 성장 동력을 만든다
이게 말은 쉬운데, 실제로는 엄청 어렵습니다.
기존 주력 제품은 “대중성/가격/유통”이 핵심이고, 신제품은 “취향/스토리/채널”이 핵심이거든요.
그래서 요즘 기업들이 신제품을 낼 때, 단순히 맛 하나 바꾸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마시는 상황”을 새로 제안하려고 해요.
예:
- 집에서 편하게 한 캔으로 끝내는 RTD
- 섞어 마시는 하이볼 베이스
- ‘달지 않은’ 제로슈거 콘셉트
- 무알코올/저알코올로 ‘헬시 플레저’ 공략
이렇게요.
4) 디지털 전환: 가격 비교·스마트오더·구독이 커진다
술은 원래 “오프라인에서 사는 것”이 당연했죠. 그런데 지금은 주류 시장에서도 구매 여정이 디지털로 바뀌고 있어요.
- 살 술을 검색하고
- 어느 매장이 싼지 비교하고
- 스마트오더로 결제하고
- 매장에서 픽업하거나 정기 구독으로 받는 방식이 늘고 있어요
이 변화가 무서운 이유는, 소비자가 “브랜드”보다 “조건”에 더 민감해진다는 점입니다.
가격, 재고, 픽업 가능 여부, 추천 리뷰(디토 소비) 같은 요소가 구매를 좌우해요.
솔직히 이 부분은 블로그 운영 관점에서도 공감이 돼요.
요즘 사람들은 “내가 열심히 찾았다”보다 “누가 이미 검증해줬다”에 더 반응하거든요. 술도 똑같아요. 실패하기 싫으니까요.
5) ESG: 술도 ‘가치 소비’가 된다
예전에는 술에서 ESG를 말하면 “그게 매출이 되냐?”는 반응이 많았는데, 지금은 달라요.
특히 젊은 소비자는 패키징, 재활용, 브랜드 태도를 꽤 봅니다. 그리고 주류는 이미지 산업이라, 한 번 찍히면 회복이 쉽지 않죠.
그래서 기업들이 친환경 패키징(투명 페트, 라벨 개선 등), 재생에너지, 오픈이노베이션 형태의 ESG 강화에 힘을 주는 흐름이 커지고 있어요.
6) 수제맥주: ‘콜라보’만으론 못 버틴다
수제맥주는 한때 정말 핫했죠. 지역색, 콜라보, 한정판… 그런데 요즘은 “솔직히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피로감도 커요.
콜라보가 많아지면 오히려 개성이 흐려지고, 제품력이 약하면 한 번 마시고 끝나버립니다.
그래서 수제맥주 업계는 이제 선택을 해야 해요.
- 진짜 양조 기술/레시피로 승부하든가
- RTD/하이볼/무알코올 같은 인접 카테고리로 확장하든가
- 해외 수출로 판을 넓히든가
저는 개인적으로 “마케팅으로 잠깐 뜨는 시대”는 확실히 지나가고, 결국 품질과 재구매가 남는다고 봐요.
7) 세제·규제 변화: 구조가 바뀌면 기회도 생긴다
맥주/탁주 과세 방식이 바뀌고, 증류주 쪽도 과세 기준이 조정되는 흐름이 이어졌죠.
이건 기업 입장에서는 단순히 세금 이슈가 아니라, 제품 기획 자체를 바꾸는 변수예요.
- 종량세는 품질/프리미엄 전략과 연결되고
- 유통 규제 완화는 신생 브랜드/위탁생산/신규 채널을 가능하게 합니다
즉, 제도 변화는 기존 강자에게만 유리한 게 아니라 “준비된 플레이어”에게 기회가 될 수 있어요.

IV. 투자·M&A로 살펴본 글로벌 주류 트렌드
글로벌 기업들은 요즘 주류를 어떻게 보냐면요.
“술만 팔아서는 성장 한계가 온다”는 전제에서 움직입니다.
그래서 M&A 방향이 3갈래로 명확해요.
- 매출처 다변화: 성장하는 지역(신흥시장)으로 빠르게 들어가기
- 포트폴리오 재정비: 프리미엄 브랜드 확보, 중저가/프리미엄을 같이 갖추기
- 성장동력 확보: RTD/RTS 같은 빠른 성장 카테고리, 무알코올/웰니스까지 확장하기
이 흐름을 국내에 그대로 대입하면 이렇게 해석할 수 있어요.
- 국내 주류 시장만 보고 제품을 짜면 한계가 빨리 온다
- 결국 해외 채널, 해외 소비 상황, 현지 생산/현지 파트너십까지 같이 설계해야 한다
- 동시에 RTD, 무알코올, 웰니스 같은 “술 밖의 영역”도 장기적으로는 검토해야 한다
여기서 제가 모르는 영역이 하나 있어요.
국내 기업들이 실제로 어느 수준까지 “비주류(헬스/웰니스/기능성)”로 확장할지, 내부적으로 어떤 판단을 하고 있는지는 공개된 정보만으로는 정확히 알기 어렵습니다. 다만 글로벌 흐름이 그쪽으로 가는 건 분명해서, 국내도 중장기적으로 비슷한 고민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V. 결론 및 시사점
정리해볼게요. 지금 주류 시장의 핵심은 “술이 줄었다/늘었다” 같은 단순 문장이 아니에요.
핵심은 이겁니다.
- 소비는 더 개인화되고
- 취향은 더 파편화되고
- 브랜드 충성도는 더 짧아지고
- 대신 ‘경험/편의/가치’가 구매를 좌우한다
그렇다면 기업의 돌파구는 뭘까요? 저는 현실적으로 아래 5가지를 꼽고 싶어요.
- 2030을 ‘메인 소비층’으로 재정의하기
회식 중심 메시지로는 안 먹힙니다. 혼술/홈술, 저도주, 제로슈거, 무알코올 같은 맥락에서 다시 짜야 해요. - 투트랙 포트폴리오를 ‘진짜로’ 운영하기
주력 제품은 지키되, 신제품은 그냥 “맛 하나 바꾼 신상”이 아니라 마시는 상황(하이볼, RTD, 페어링)을 제안해야 합니다. - 디지털 채널과 데이터 기반 추천을 빠르게 가져가기
가격 비교, 스마트오더, 구독, 큐레이션은 한 번 익숙해지면 되돌아가기 어렵습니다. 유통을 뺏기면 브랜드가 약해져요. - 해외는 ‘수출’이 아니라 ‘Go-to-Market’로 접근하기
단순히 보내는 게 아니라, 현지 채널/규제/포지셔닝/생산 방식까지 패키지로 설계해야 성공 확률이 올라갑니다. - ESG는 비용이 아니라 ‘브랜드 방어력’으로 보기
특히 패키징/재활용/에너지 전환은 앞으로 규제와 소비자 기준이 더 빡세질 가능성이 높아서, 선제 대응이 결국 비용을 줄여요.
마지막으로, 소비자 입장에서 한 마디만 더 하자면요.
앞으로는 “어떤 술이 유행한다”보다 “내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술을 선택하느냐”가 더 중요해질 거예요. 술 자체보다 ‘경험’이 중심이 되는 시대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