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영·직장

관리자가 전부가 아니다! ‘기술 전문가 경로’가 기업의 핵심 엔진이 되는 이유

by 감성리뷰어🎤 2025. 3. 8.
반응형

관리자 말고도 길은 있다?! 기술 전문가 경로의 혁신

“관리자가 되어야만 성공하는 걸까?”
기업의 대부분 직책은 보통 ‘팀장 → 임원’으로 이어지는 관리자 중심의 사다리를 연상합니다. 그런데 관리 역량은 부족해도, 기술 역량 하나만큼은 독보적인 인재가 엄연히 존재하죠. 이들을 놓치지 않고, 연구개발 성과로 직결시키기 위해 생긴 제도가 바로 ‘이중 경력 경로(Dual Career Path)’, 흔히 말하는 **‘전문가 트랙’**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이하 ‘현대차’)의 사례를 살펴봅니다. 현대차 남양연구소에서는 17년째 운영 중인 **‘연구전문가 제도’**를 통해, 뛰어난 기술 역량을 가진 인재가 **관리자 아닌 ‘연구 전문가’**로 성장해 원천 기술부터 신기술 연구까지 담당하고 있습니다. 과연 어떤 장점과 노하우가 숨어 있을까요?


1. 왜 ‘관리직 = 성공’ 공식이 깨지고 있나?

1) 기술 발전 가속화, ‘전문가’ 가치 상승

  • 옛날에는 경험 많은 시니어가 자연스레 관리자가 됐습니다.
  • 그러나 기술 변화가 폭발적으로 빨라지면서 현장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한 인재가 회사 성패를 가르는 주요 축이 됐습니다.

2) 중간관리자의 딜레마

  • 팀장을 비롯한 관리자 역할은 사람/프로젝트를 관리하고 성과까지 책임져야 합니다.
  • 뛰어난 기술 역량만으로 승진했지만, 막상 관리 업무가 맞지 않아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죠.

2. 현대차의 해법: 연구전문가 제도로 기술 전문성 ‘풀업’

현대차는 2006년부터 R&D 직군의 핵심 인재를 위해 글로벌 R&D 전문가 제도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며 연구위원·수석연구위원 체계를 추가, 점차 **‘글로벌 R&D 전문가 → 글로벌 R&D 마스터 → 연구위원 → 수석연구위원’**으로 이어지는 커리어 사다리를 구축했죠.

2-1. 글로벌 R&D 전문가

  • 중견급(책임연구원)에게 처음 열렸던 문.
  • 자신의 연구 분야에서 최소 6년 이상 경력을 쌓고, 탁월한 성과(특허·논문 등)를 낸 인재를 선발.
  • 초기에는 연공요건(‘책임연구원 6년 차 이상’)이 있었으나, 2022년부터 이 요건 폐지 → 더 젊은 인재도 빠르게 도전 가능.

2-2. 글로벌 R&D 마스터

  • R&D 전문가로 인증받고 실제 프로젝트 기획·개발 역량을 쌓은 뒤, 차세대 리더로 성장할 인재를 선발.
  • 해외 대학이나 연구기관에서 최대 1년 기술연수 기회 제공.
  • 이를 통해 장기적 연구 과제를 미리 발굴·준비할 수 있게 함.

2-3. 연구위원 & 리서치랩

  • 임원급 대우 + 연구 독립성 보장.
  • ‘리서치랩’ 조직을 직접 이끌어, 장기 프로젝트(5~10년 후 기술) 수행.
  • 연구 실패에 대한 문책이나 단기 성과 압박이 상대적으로 적어 도전적 R&D에 몰입 가능.

2-4. 수석연구위원

  • 연구위원 중에서도 기술·리더십·사업화 성과 등에서 발군의 결과를 낸 인재를 최종 인정, 사실상 최고 기술자(Fellow) 반열.

3. 연구위원과 현업 부서의 갈등, 어떻게 해결했을까?

도입 초기, 연구위원이 연구 주제를 자유롭게 잡았으나 현업은 매출·품질 이슈에 즉시 투입되길 원했습니다. 이에 갈등이 빚어졌는데, 현대차는 **‘리서치랩’**을 신설하여 연구위원이 독자 조직(인력)을 꾸려 중장기 과제를 진행하게 했습니다.

  • 연구위원: 회사가 전략적으로 필요로 하는 원천 기술·선행 기술에 집중
  • 현업 부서: 단기 성과 및 양산 기술 개발
  • 리서치랩: 연구위원 주도 조직(3년 단위 파견) → 연구에 필요한 자원과 인력이 안정적으로 투입

결과적으로 연구전문가들은 원하는 R&D 활동에 전념하며, 회사 역시 중장기 선행 기술 확보라는 이득을 얻었습니다.


4. 성장을 돕는 체계적 지원: 교육·세미나·해외연수

  1. 단계별 교육
    • R&D 전문가 1~3년 차: 사내 교육(기술·비즈니스·고객 중심 사고 등), 콘퍼런스 참여, 학회 활동 지원.
    • 마스터: 해외 대학/연구소 최대 1년 파견 → 더욱 깊이 있는 연구 기회.
  2. R&D 기술포럼
    • 선행 연구 성과와 미래 전략을 사내외 구성원이 공유, 콜라보 기회 확대.
    • 연구위원의 리서치랩 결과를 중점 발표하여 기술 파급효과 강화.
  3. 관리자 경로로도 이동 가능
    • 연구위원이 되었다가, 리더십이 뛰어나다고 판단되면 보직 임원으로도 전환 허용.
    • 단, 보직 임원 → 연구위원 역행은 업무 방식 차이가 크므로 인정하지 않음.

5. 글로벌 추세와 시사점

5-1. 해외 기업의 사례

  • 구글: 전설적 개발자 제프 딘(Jeff Dean)처럼 **독립 기여자(individual contributor)**로 남는 엔지니어 다수.
  • IBM, 메타 등: 핵심 기술자·개발자를 임원급으로 우대, 장기 근속 유도.

5-2. ‘투 트랙’이 주는 효과

  1. 인재 유지: 관리 역량이 부족한 사람이 승진하여 조직 전체가 고생(?)하는 ‘피터의 원리’ 방지.
  2. 동기부여: 연구 몰입을 원하는 인재에게 명확한 ‘사다리’ 제시. “관리자가 아니어도 커리어가 열려 있다.”
  3. 조직 다양성: 관리형 리더와 전문형 리더가 공존, 기술 경쟁력 강화.

6. 팀장 위기를 타개하는 새 해법?

많은 팀장이 업무(성과) + 인재 육성이라는 두 가지 부담에 고생합니다. 전문성은 있지만, 리더십이 부족한 인재도 존재하죠. 현대차 같은 전문가 트랙을 더 확대·적용하면, 중간관리자의 부담을 줄이고 고급 기술 인재를 잃지 않는 윈윈이 가능해집니다.

  • Telstra 등 해외 사례: ‘업무 리더’와 ‘인재 리더’를 분리해 각각 전문화.
  • 기업 상황에 맞춰, 전문가 위원회를 꾸려서 ‘시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과제’를 맡길 수도 있음.

정리: “기술 역량이 곧 기업의 미래 엔진!”

현대차의 연구전문가 제도는 국내 대기업 중에서 이중 경력 경로를 꾸준히 발전시켜 온 대표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 “관리자가 맞을까, 연구개발만 하고 싶을까?” 고민하는 인재에게 명확한 길 제시.
  • 장기 선행 과제, 다양한 글로벌 학습 기회, 리서치랩 등을 통해 **‘실패도 자산’**이 되게끔 만듦.
  • 그 결과, 핵심 기술력이 기업 안에 축적되고, 신기술 경쟁에서 앞서 나갈 수 있게 됨.

기업이 사람에게서 얻는 진짜 경쟁력은 ‘각자의 강점을 최대치로 이끌어내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데 달려 있습니다. 현대차의 사례가 “기술 전문가”가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토양을 준비하고, 나아가 관리자-전문가 모두가 행복한 조직을 만드는 데 많은 시사점을 던져줍니다.

당신의 회사에도 ‘기술 전문가 트랙’이 있나요?
관리자가 아닌, 기술자로서 자신의 길을 찾고 싶은가요?

현대차 연구전문가 제도의 경험을 참고해, 인재 관리의 패러다임을 바꿔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