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간 항구에 묶여 있던 고물 배가 대한민국 원양산업을 열었습니다

수산업계는 이 배를 '흰 코끼리'라고 불렀습니다. 돈만 잡아먹는 배라는 뜻이었습니다.

 

원래는 미국이 만든 시험선이었습니다. 어군탐지기와 냉동 설비까지 갖춘 최신형이었지만, 1950년대 한국에는 이 배를 다룰 사람이 없었습니다. 8년을 항구에 묶여 있었습니다.

 

1957년, 참치를 잡아 본 사람이 한 명도 없는 선원들이 이 배를 타고 인도양으로 떠납니다. 배에 단 하나뿐인 미국인 고문은 허리 부상으로 대만에서 내렸고, 연료는 바닥나 싱가포르에서 기름값을 빌려야 했습니다.

 

8월 15일 새벽 다섯 시, 낚싯바늘 1,300개가 달린 70킬로미터 줄이 내려갑니다. 첫날 0.5톤. 105일 만에 부산에 돌아왔을 때 잡은 것은 50톤. 목표의 4분의 1도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실패한 항해가 문을 열었습니다. 우리도 잡을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됐기 때문입니다. 2년 뒤 새 배 두 척이 남태평양으로 떠났고, 20년 뒤 한국 원양어선은 850척이 됩니다.

 

이 배의 한국 이름은 지남호(指南號)입니다. 이승만 대통령이 '남쪽으로 뱃머리를 돌려 부를 건져 올리라'는 뜻으로 붙였습니다. 원래 이름은 미국 시험선 SS 워싱턴이었습니다.

 

출처: 해양수산부 『원양산업 60년 발전사』(2017)

 

90초 본편: https://youtube.com/shorts/cMTgHDPvxV8

 

바다의 설계도 — 해양산업을 숫자와 도면으로 읽는 90초 다큐멘터리

 

※ 본 글의 영상은 사료와 기록을 바탕으로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