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격변하는 베트남 소매유통시장
ㅇ 베트남, 동남아에서 3번째로 ‘소매 유통’ 성장 잠재성 높은 시장
- 베트남 통계청(GSO)에 따르면, 2016년 상반기 동안 거래된 소비재의 가치는 전년동기대비 9.5% 상승한 773억 달러임(인플레이션 적용 시 7.5% 상승).
- 이처럼 높은 시장 성장률은 2016년 세계 소매개발지수(GRDI) 평가에도 반영됨. 베트남의 GRDI는 50.8점으로,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를 이어 동남 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소매 유통업의 성장이 유망한 시장으로 기록됨(자료원: A.T. Kearney).
세계 소매개발지수 비교(2016년)
자료원: A.T. Kearney
- 베트남 소매유통시장의 잠재성은 비교적 낮은 시장 포화 수준과 탄탄한 GDP 성장률에서 기인함(2000년 이래 베트남의 연평균GDP 성장률은 6.4%). 구체적으로 베트남의 전반적인 소매유통시장은 대부분 현지 전통(재래)시장과 소규모 개인 소매점들이 분할 점유하고 있어 현대 유통이 차지하는 비율은 25%에 불과한데, 이 때문에 기업형 현대 소매유통채널의 성장 가능성이 더욱 부각돼 현지 기업 및 한국, 태국, 싱가포르, 일본 등의 외국기업들의 투자가 대대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자료원: 베트남 산업통상부 (MoIT)).
베트남인들의 지출 추이
자료원: Business Monitor International
ㅇ 빠르게 변화하는 소매유통시장을 배경으로 다양한 현대 소매유통채널 등장
- 2007년 베트남의 WTO 가입 이래 가속화된 베트남의 유통시장 경쟁은 최근 현지 및 외국 기업들의 직접 투자와 대형 인수·합병 활동이 더해지며 고조됐음. 일례로, 2016년 한 해 동안 베트남에 신규 등록된 외국인 투자 2556건 중 505건은 도소매 유통과 관련됨.
□ 베트남 소매유통채널의 다양화, 그리고 다이소의 등장
ㅇ Daiso(다이소)와 Hachi Hachi(하찌하찌) 등 일본식 균일가 소매점(일명 1000원숍)들 베트남 진출
- 하찌하찌는 베트남에 처음으로 들어온 일본식 균일가 소매 유통 프랜차이즈임. 이듬해 동종 유명 프랜차이즈인 다이소가 베트남과 캄보디아가 국경을 접한 Tay Ninh성 내 면세점에 매장을 개점한 이후, 하노이와 호찌민시에 사업을 확장함. 현재 두 기업은 베트남 내 균일가 소매점 중 가장 대표적인 곳이 됐음.
- 하찌하찌와 다이소가 베트남 시장의 잠재성을 증명한 후, Tokukokuya, Komonoya, MINISO 등의 다른 균일가 소매 유통 프랜차이즈들도 현지에 진출했음. 아직 베트남에서 균일가 소매유통 시장이 일본이나 한국에 비해 미성숙하고 시장 규모도 상대적으로 작은 수준이지만, 시장이 성숙되기 전 단계에 선점의 기회를 노려 시장 경쟁에 참여한 것으로 분석됨.
일본식 균일가 소매점(프랜차이즈)들의 베트남 진출 시기
자료원: KOTRA 호치민 무역관 종합
ㅇ 일본식 소매 잡화점의 인기 요인
- 일본식 균일가 소매점이 현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었던 이유는 베트남에서 긍정적인 일본의 브랜드 이미지, 고품질로 인식된 수입산(일본·한국 등) 상품, 이에 비해 합리적인 가격, 기존 시장에서 쉽게 구할 수 없던 많은 종류의 상품 등 때문임. 실제로, 호찌민시 5군에 거주하는 한 여성 소비자는 그가 다이소와 같은 일본식 소매점을 찾는 이유가 “생선 비늘 제거기, 와인 병마개, 레몬 즙기 등 편리하고 유용한 상품들이 많고, 가격도 4만 동(2000원)으로 저렴하기 때문”이라고 전했음.
- 그러나 초기에 균일가 소매점들이 상품 대비 저렴한 가격(전 품목 한화 2000원)으로 현지인들에게 호응을 얻었던 것과는 달리, 이제는 하찌하찌처럼 균일가 정책에서 벗어나 다양한 가격대에 제품을 판매하는 곳들이 생겨남. 이들이 가격 정책에 변화를 시도한 것은2000원의 가격을 넘어 ‘품질’과 ‘상품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현지 소비자들의 수요를 반영했기 때문임.
- 호찌민시 Tan Binh군에 거주하는 한 여성 소비자는 “현지 시장에서 흔히 찾을 수 없는 재미있는 디자인의 상품들과 상품의 종류가 많아, 일단은 구경하러 자주 찾는다”고 함. 그는 하찌하찌와 같은 일본 용품 소매점들이 “전자레인지 사용 가능 그릇이나 노른자 분리기, 얼음 틀, 뷰티용품 등 다양한 종류의 수입품을 판매하며, 가격도 합리적이라고 느낀다”고 설명했음.
□ MUMUSO(무궁생활), 한국도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예
ㅇ 경쟁구도 형성 중인 베트남의 균일가 소매유통시장에 ‘Made in Korea’ 브랜드 이미지 이용한 중국계 MUMUSO(무궁생활)도 합세
- 2016년 중국 투자 균일가 소매 프랜차이즈인 MINISO와 MUMUSO가 베트남에 사업을 확장함. MUMUSO는 중국에 기반을 둔 소매 잡화점임. 한국에 사업자 등록이 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국내에는 매장이 없음.
- 앞서 다른 일본 투자 균일가 소매 프랜차이즈들이 1~2개의 매장을 내 시장을 경험하고 사업 전략을 차근히 보완해나가는 방식이었다면, MINISO와 MUMUSO는 베트남의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 내 최고 상권에서 비교적 공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함(MUMUSO는 호찌민시 최대 중심가인 1군 지역과 주요 한인 거주지역인 7군에 개장).
호치민시 Vivo City에 위치한 MUMUSO 매장
주: 사진 클릭 시 MUMUSO 홈페이지로 이동
자료원: KOTRA 호치민 무역관
ㅇ 베트남 MUMUSO의 주력 상품은 화장품 종류
- 베트남에서 다이소는 주방용품·사무용품·인테리어 용품을, 하찌하찌는 다이소보다 고품질인 동종 용품들 외 일본의 식품이나 여성용품, 생활용품을 판매함. 반면, MUMUSO는 다양한 종류의 화장품·여성용품·물병 등을 주력으로 하는 것으로 보임.
- 이는 한국을 마케팅 전략으로 삼은 MUMUSO에 적합한 상품들임. 베트남에서 한국은 드라마와 음악을 포함한 미디어 콘텐츠의 인기 덕분에, 국가 브랜드 이미지가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됨. 따라서 현지인들은 일반적으로 한국산 물품은 고품질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으며, 주로 건강을 강조한 기능성 식품이나 화장품 등이 인기 있음.
- MUMUSO에서 판매되는 제품들은 출처가 불분명하고 한국이나 일본 유명 상품의 패키지를 모방한 것들이 대부분임. 그러나 이 매장을 찾는 베트남 소비자들은 외국어로 표기된 상품 정보를 읽을 수 없어, 한국산 제품일 것이라는 추측 하에 품질에 신뢰를 갖고 상품을 구매하고 있음.
- 참고로 베트남에서 중국의 국가 브랜드는 부정적임. 이는 수천 년 동안 이어온 영토 분쟁과 중국산 저질 상품 밀수로 인한 피해 등으로, 중국에 대한 베트남인들의 반중(反中) 감정*이 축적됐기 때문임.
* 참고 보고서: “중국, 협력과 견제 함께하는 베트남의 먼 이웃나라” (클릭 시 해당 페이지로 이동)
MUMUSO의 판매 제품과 우리나라 기업들의 제품 비교
주1: 동그라미 내 제품은 우리나라 화장품 업체들의 유명 상품들
주2: 우측 상단 제품은 일본 시세이도(센카)의 Perfect Whip
자료원: KOTRA 호치민 무역관
MUMUSO 판매 제품 사용 설명서
자료원: KOTRA 호치민 무역관
□ 시사점
ㅇ 베트남의 경제 발전과 현지인들의 소득수준 향상에 따라 현대 유통채널이 다양해지고 있음. 다이소나 하찌하찌 같은 일본식 균일가 소매점은 최근 베트남의 소매유통 시장의 트렌드를 잘 반영하는 현대 유통채널 중 하나임.
- 일본식 균일가 소매점은 현지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가격대, 통일된 가격 정책, 다양한 수입물품이 강점으로 부각돼, 베트남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음. 이는 베트남인들이 상품 구매 시 일본과 같은 외국 제조 상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한편, 가격에 예민하다는 사실을 반영함. 또한, 올해로 베트남 진출 9년차인 다이소는 전국에 5개의 매장을 두고 있는데, 이는 동종의 현대 소매유통채널의 수요가 아직은 대도시에 한정돼 있기 때문으로 분석됨.
- 하찌하찌는 취급 상품의 종류를 다양화하기 위해 균일가 정책에서 벗어나 가격의 폭을 넓힘. 이는 최근 베트남 소비자들이 단순히 저렴한 가격보단, 가격 대비 성능을 주의 깊게 살피고 가격이 조금 더 높더라도 품질이 더 나은 상품에 수요를 보이고 있음을 시사함.
ㅇ MUMUSO처럼 ‘마치 한국에서 만든 듯한 포장 용기’로 우리 기업들에 피해 주는 점포에 지적재산권(이하 지재권) 침해 여부
- 현재 MUMUSO 베트남 점포에서 판매되는 상품 중 우리나라의 유명 로드숍 화장품 업체들을 모조한 것으로 추정되는 것들이 쉽게 눈에 띔. KOTRA 호치민 무역관 내 IP(지적재산권) 데스크의 자문 로펌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베트남에 지재권을 등록해둔 것이 있다면 해당 업체 명의로 담당기관(Vietnam Competition Authority)에 조사를 요청하는 방법이 있다고 조언한 바, 우리 화장품 업체들의 개별적인 확인도 반드시 필요해 보임.
- 그러나, 이들 업체가 베트남에 지재권을 미리 등록해두지 않았다면, 포장 디자인 자체로 MUMUSO에 영향을 줄 수는 없음. 또한,MUMUSO의 판매 상품들에는 ‘수출 원산지(중국) 표기 스티커’가 포장과는 따로 부착돼 있기 때문에, 포장 디자인 관련 지재권에는 문제가 되지 않음.
- 단, KOTRA 호치민 무역관의 자문 로펌은 “위 점포에서 판매하는 상품이 베트남에 등록된 상표권/산업디자인권을 직접 침해하는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상품 라벨상 원산지 오류/포장용기 디자인 혼동 가능성의 존재가 경쟁법(정보 기재 금지)에 대한 위반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의견을 전했음.
* 상표권 등록: 베트남에서는 KOTRA 호치민 무역관 내 IP DESK(해외지식재산센터)가 베트남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의 상표 등록 및 지재권 문제를 지원하고 있음[담당자: 양미영 대리(+84-8-3822-3944)].
ㅇ 우리나라 기업들, 베트남 진출 시 PR 활동(Public Relations) 통해 소비자 교육하고 한국의 브랜드 이미지 견고히 다지려는 노력 필요
- 베트남은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어 출처가 불분명한 밀수품 문제가 매년 반복되고 있음. 또한 베트남 내 상대적으로 높은 한국의 브랜드 이미지를 고려할 때, 우리 기업들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할 만한 유사상품의 유통을 완전히 막기란 사실상 불가능함. 무엇보다도 베트남은 최근 체결한 무역협정으로 인해 지적재산권에 대한 개념이 이제 형성되고 있는 단계라, 당장에 법적으로 이를 단속하는 것도 무리임.
자료원: A.T. Kearney, 세계은행 및 KOTRA 호치민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