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
일본의 키코망 간장이 유명하다고 하는데요.. 전 세계적으로 어떻게 유명세를 타게 되었는지 궁금하네요. 식품업체가 가지고 있는 한계도 있었을 텐데요.. 세계시장 공략을 어떻게 했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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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답변
<출처 : SERI 마케팅전략실
간장은 우리가 거의 매일 이런저런 요리를 통해 섭취하는 식재료인데요. 혹시 세계 최대 간강제조업체가 어딘지 아십니까? ‘키코망’이라는 일본기업인데요. 키코망은 1917년에 설립된 회사입니다. 거의 100년이 다되어가는 장수기업으로, 올해는 키코망이 미국에 진출한지 5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1957년 샌프란시스코에 간장 판매회사를 설립해서 일본계 미국 거주민을 대상으로 판매를 시작했죠. 그 후 키코망은 1972년 위스콘신주에 제조공장을 건설했고, 이어서 유럽, 동남아, 인도, 남미, 아프리카까지 진출했습니다. 현재 키코망은 매출의 25%, 영업이익의 50%를 해외에서 얻고 있는데요. 간장 하나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키코망의 글로벌 마케팅 전략은 무엇일까요?
첫 번째는 철저한 현지완결체제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현지완결체제는 현지상황에 따라 조직구성이나 마케팅을 변화시켜서 맞춤형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의미하죠. 일본에서는 키코망 사례를 글로벌라이제이션의 성공 바이블로 평가할 정도입니다.. 키코망의 유통채널관리와 브랜드 전략이 단적인 예인데요, 판매망관리를 위해 일본에서는 도매상을 이용했었지만 미국은 커미션을 받는 브로커제도를, 유럽에서는 재고를 안고 가는 디스트리뷰터를 적극 활용했습니다. 또한 키코망은 미국 시장 진출 처음부터 일본 브랜드 이미지를 버리고, 미국 브랜드로 인식시키는 전략을 펼쳤습니다. 미국에서 승부하려면 미국상품으로서 인식시켜야 한다는 판단 하에 처음부터 일본 브랜드임을 강조하지 않았던 거죠. 몇 년 전 워싱턴포스트 지국장이 키코망 사장을 인터뷰할 때도 키코망을 미국기업으로 인식하고 있었을 정도였다고 하는데요. 간장병에 성조기를 본뜬 기념로고를 삽입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브랜드 전략의 일환으로 볼 수 있죠.
두 번째는 소비자를 교육시켜서 수요를 늘리는 것입니다. 외국 기업의 진입장벽이 가장 높은 품목 중 하나는 바로 식품일 것입니다. 기호나 문화의 차이 때문에, 외국음식은 선뜻 받아들이기가 힘들기 때문이죠. 키코망은 간장에 대해 잘 모르던 소비자들을 자연스럽게 학습시킴으로써 이 장벽을 넘었습니다. 그야말로 적극적인 체험마케팅을 펼쳤는데요. 미국의 경우 바비큐 시즌이 시작되는 5월 말 메모리얼데이에 간장으로 양념한 바비큐 시식 행사를 벌여서 간장의 맛을 알렸구요. 독일에서는 철판구이 레스토랑 사업을 벌였습니다. 손님 앞에서 직접 간장소스로 요리하면서 고기와 야채가 간장과 얼마나 궁합이 잘 맞는지 보여주기 위해서였죠.
뿐만 아니라, 여러분도 한 번쯤 드셔보신 <데리야키 소스> 역시 키코망이 개발한 소스인데요. 고기와 잘 어울리도록 간장에 와인, 설탕 등을 첨가해 만든 <데리야키 소스>는 출시할 때부터 그야말로 대히트했던 상품이죠. 고기를 좋아하는 미국인들을 위해 키코망이 특별히 개발한 것입니다. 이 <데리야키 소스>가 나오기까지 많은 노력이 있었습니다. 키코망은 미국 현지에서 가정학과 출신들로 구성된 <테스트 키친>을 만든 다음, 미국요리와 간장을 접목시킬 방법을 끊임없이 연구하도록 했는데요. 여기서 탄생된 것이 바로 데리야키 소스였던 거죠. 키코망은 지금도 미국 주부들이 즐겨보는 잡지에 새롭게 개발한 간장 레서피를 게재하고 있는데요. 이는 미국 주부들이 요리 할 때 간장을 사용할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셋째, 키코망사는 트렌드와 인구구조 변화에 맞춰서 지속적으로 신상품을 츨시했습니다. 키코망은 미래의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3개의 시장에 주목했는데요. 웰빙추세에 부합하는 건강식, 바쁜 직장인을 위한 반가공식, 베이붐세대의 퇴직에 대응한 고령자용 식품이 그것이죠. 이에 따라 저염도 간장과 샐러드, 씨푸드에 사용되는 폰즈 소스 등 고부가가치 상품을 잇따라 개발했습니다. 특히, 신비스럽고 깔끔한 이미지의 일식과 웰빙 문화를 결합시킨 것은 치밀한 상품기획력이라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자, 이상 3가지를 종합해보면, 기업의 글로벌화는 경영의 현지화 속도와 비례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키코망의 시마다 유럽사장은 “유럽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당시 미국의 성공전략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는 것이 많았다.”고 했는데요. 그만큼, 외국기업이 현지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현지상황에 적합한 운영의 묘를 살리는 것이 성공의 첩경이라는 거겠죠. 그리고, 또 한 가지 명심해야 할 사항은 본원적인 수요확대를 위해서는 소비자 교육과 학습 등이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라는 사실입니다. 특히 식품 등 기호성이 강한 상품의 경우 감성과 이성을 동시에 설득할 필요가 있겠죠.
얼마 전 모기 회장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요리를 맛있게 하는 사용법을 제안할 수 없으면 간장은 동양의 일개 조미료로 끝나 버린다.” 결국은 일식을 위한 간장이 아닌 서양식 주메뉴인 육류용으로 포지셔닝한 것, 다시 말해 수요를 좇아가는 것이 아니라 수요를 창출하는 전략! 이것이야말로 키코망의 성공 비결이 아니었을까 싶은데요. 여러분은 과연 어떤 경영의 레시피를 가지고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