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에 나온 한 보고서를 읽다가, 솔직히 마음이 좀 무거워지더라.
“석유화학이 부딪힌 벽”이라는 표현이 그냥 과장처럼 안 들렸거든.
근데 이 주제가 꼭 업계 사람만의 얘기는 아니야. 우리가 매일 뜯는 택배 포장재, 차 안의 내장재, 집에 있는 가전 외장, 심지어 반도체 공정에서 쓰는 소재까지… 다 석유화학이랑 연결돼 있잖아.
그래서 오늘은 ‘K-석유화학’이 왜 이렇게 흔들리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디로 가야 하는지, 최대한 일상 언어로 풀어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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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석유화학, 부딪힌 벽
보고서 첫 부분에 이런 식의 묘사가 나와. 거대한 플랜트 숲, 굵은 파이프, 플레어 스택… 한 번도 현장을 안 봤어도 머릿속에 장면이 그려지는 표현이더라.
근데 진짜 핵심은 그 다음이야. “나프타 크래킹으로 분자를 쪼개서 먹고 살던 시대가 이제는 잘 안 먹힌다.” 이 말이 한 줄로 정리해 주는 거지.
예전엔 K-석유화학이 ‘범용 제품’을 대량으로 만들고, 특히 중국 수요를 타고 수출을 늘리면서 성장해 왔잖아. 그런데 지금은 중국이 설비를 늘리고 자급률을 높이면서, 우리가 팔던 물건이 ‘굳이 한국에서 올 필요가 없는’ 상황이 되어가고 있어.
거기에 중동은 COTC 같은 통합 공정으로 원가를 더 낮추고, 미국은 에탄 기반(ECC)으로 원가 우위가 있어. 우리는 나프타 기반(NCC)이라 유가에 더 민감하고. 이 조합이… 생각보다 매섭다.
여기서 중요한 건 “잠깐 불황”이냐 “구조가 바뀌는 중”이냐야. 보고서는 후자 쪽에 무게가 있어 보였고, 나도 그게 더 현실적으로 느껴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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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국내 석유화학산업은 현재 ‘안개 속’에 있다
‘안개 속’이라는 표현이 딱 와닿는 이유가 있어. 숫자를 보면 감이 더 빠를 거야.
- 한국의 에틸렌 생산능력은 세계 4위 규모(연 1,280만 톤)라고 해. 규모만 보면 여전히 큰 산업이야.
- 울산·여수·대산 같은 단지에 기업들이 촘촘히 모여 있고, 수직계열화도 되어 있지.
근데 규모가 크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건 아니잖아. 특히 ‘범용 중심’으로 큰 몸집을 키웠을 때는, 수요가 흔들리거나 가격이 밀리면 타격도 같이 커져.
요즘 회사 다니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거야. 팀이 커지고 프로세스가 두꺼워질수록, 환경이 바뀔 때 방향 전환이 더 어렵거든. 산업도 비슷한 느낌이야.
그리고 여기서 K-석유화학이 마주한 현실은 한 문장으로 이렇게 정리할 수 있어.
“예전처럼 팔 데가 확실하지 않고, 원가 경쟁력도 예전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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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 문제는 글로벌 수요 부족과 공급 경쟁력 저하
이 파트가 “왜 구조적으로 어렵냐”를 설명하는 핵심이야.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
1. 수요처 부족
중국 얘기를 빼고 K-석유화학을 말하기 어렵지. 보고서에서는 중국이 2021년부터 글로벌 기업과 합작으로 대규모 에틸렌 증설을 진행했고, 이 흐름이 2027년까지 이어진다고 봐.
2022년에 중국이 이미 세계 1위 에틸렌 생산능력(연 4,600만 톤)을 갖췄고, 2025년 6,000만 톤, 2027년 7,200만 톤까지 늘어날 전망이라는 내용이 나오거든.
이게 무서운 포인트는 단순히 “중국이 많이 만든다”가 아니야.
중국이 자급률을 올리면, 우리가 가장 크게 팔던 시장이 사라지거나, 최소한 가격 협상력이 확 떨어지는 거지.
보고서에는 비관론으로 “2030년 중국향 수출 물량이 2024년 대비 38% 수준인 600만 톤까지 줄 수 있다”는 전망도 언급돼.
말 그대로 ‘최대 수출 시장이었던 곳이 최대 리스크’로 바뀌는 거야.
2. 공급 경쟁력 저하
수요가 흔들리면 그 다음은 원가 싸움이야. 여기서 한국은 구조적으로 불리한 부분이 있어.
한국은 나프타 기반 NCC가 중심인데, NCC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가져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도 유가 변동에 민감하고 제조원가가 높아.
보고서에서는 유가를 배럴당 100달러로 가정했을 때, NCC의 톤당 에틸렌 생산원가가 천연가스 기반 ECC 대비 800달러나 높다는 표현이 나와. 이건 체감이 아니라 ‘게임 규칙’이 다른 수준이야.
그리고 시장에서 자주 보는 지표가 ‘스프레드’인데, 보고서에서는 에틸렌 스프레드가 2022년 이후 계속 톤당 300달러를 밑돌았고, 2024년 4분기에는 210달러 수준까지 내려갔다고 해.
손익분기점으로 보는 300달러에 한참 못 미친다는 거지.
이런 환경이면 기업 실적도 버티기 어렵겠지. 실제로 국내 주요 석유화학업체 합산 영업이익률이 2021년 12.5%에서 2023년 -0.9%로 적자 전환했고, 2024년 -1.8%로 적자폭이 더 커졌다는 내용도 있어.
“이 정도면 그냥 경기 탓만 하기엔… 너무 길고, 너무 깊다”는 느낌이 딱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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Ⅲ. 생존과 성장 전략을 말하다
자, 여기부터가 진짜 중요한 부분이야. “그래서 어떻게 할 건데?”에 대한 답.
보고서가 제시하는 키워드는 명확해. 생존은 사업구조재편, 성장은 스페셜티·친환경·전사적 AI야.
생존 전략: 선제적 사업구조재편
내가 이 부분을 읽으면서 제일 공감했던 건, “미루면 더 아프다”는 현실이야.
회사든 개인이든, 손봐야 할 걸 알고 있는데 계속 미루면 결국 더 큰 비용으로 돌아오잖아. K-석유화학도 비슷한 딜레마를 겪는 것 같아.
보고서는 평균 가동률이 2021년 86%에서 2024년 77%로 떨어졌다고 짚어. 가동률이 떨어진다는 건 공장이 놀고 있다는 얘기고, 그건 곧 ‘고정비 부담이 더 무겁게 느껴진다’는 뜻이야.
그래서 결론이 뭐냐면, 유휴 설비를 줄이고 설비 합리화를 해야 한다. 즉, 사업구조재편이 필요하다는 거지.
여기서 말하는 사업구조재편은 “그냥 공장 하나 닫자” 수준이 아니야.
특정 단지에 중복으로 진출한 업체들이 유사 제품군별로 전략적 설비 교환을 하거나, 인수합병(M&A)으로 설비 통폐합을 검토하자는 흐름이야. 울산·여수·대산 단지마다 중복으로 존재하는 NCC 설비를 통폐합하면 유휴 비중을 낮추고, 중복투자도 막고, 소모적 경쟁도 줄일 수 있다는 논리야.
실제로 단지별 에틸렌 생산능력도 구체적으로 언급돼. 울산(온산 포함) 176만 톤, 여수 626.5만 톤, 대산 477.5만 톤으로 합계 1,280만 톤. 이렇게 큰 설비가 한 나라에 촘촘히 있으니, 시장이 줄면 ‘겹치는 부분부터 아프다’는 게 이해되더라.
그리고 정부 쪽에서도 2024년 12월 ‘석유화학 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하면서 기업들의 자발적인 구조재편을 유도한다고 해. 세제 지원, 독과점 예외 같은 논의가 필요한 이유도 이 문맥에서 나오고.
정리하면, K-석유화학의 사업구조재편은 “선택과 집중 + 중복 제거 + 몸집 조정”이 핵심이야.
어렵고 불편한데, 이걸 안 하면 다음 단계(성장 전략)로 넘어가기가 힘들어.
성장 전략 ① 고부가 위주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
여기서 등장하는 단어가 바로 스페셜티야.
스페셜티는 쉽게 말해 ‘어디서나 찍어내는 제품’이 아니라, 고객 요구에 맞춰 성능·품질·서비스까지 묶어서 파는 제품이야. 가격 경쟁만 하는 판에서 벗어나려면 이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거지.
보고서가 인상 깊게 말하는 부분 중 하나가 “기능성 수지”야. 중국 제품은 물론이고 친환경 플라스틱으로 대체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거라서, 그 기간 동안 안정적 수요가 기대된다는 논리인데, 문제는 우리 비중이 아직 작다는 거지.
2023년 기준 국내 석유화학 제품 중 기능성 수지 생산비중이 2.5%에 불과하다는 문장이 딱 박혀 있어.
이건 ‘기회’이면서도 ‘숙제’야.
기능성 수지는 자동차 내외장재, 스마트폰/노트북 하우징, LED 조명, ESS 부품 같은 데 들어가. 이런 쪽은 단가도 다르고, 고객이 요구하는 인증/스펙도 다르고, 한 번 들어가면 쉽게 안 바뀌는 경우가 많아. 그래서 스페셜티로 갈수록 “고객 락인”이 생긴다는 말이 나오는 거고.
또 하나, 글로벌 스페셜티 화학 시장이 2030년쯤 1조 달러 규모까지 갈 거라는 전망도 언급돼.
전기차, 5G, 친환경 쪽이 특히 빠르게 크고.
결국 K-석유화학이 ‘범용 대량 생산’만 붙잡고 있으면 성장의 바다로 못 나간다는 얘기야.
개인적으로는, 이 전략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도 같이 봐야 한다고 생각해. 스페셜티는 R&D가 길고, 고객 개발이 길고, 중간에 수요 예측이 틀리면 비용이 확 튀어. 그래서 보고서에서도 자동차·전자 같은 주요 수요기업과 공동개발 파트너십을 통해 개발 단계부터 고객을 확보하라는 제안이 나오지. 이건 정말 현실적인 조언이야.
성장 전략 ② 플라스틱 규제에 대응하는 친환경 제품 개발
솔직히 말해서, “친환경”은 이제 옵션이 아니라 기본값이 됐어.
기업들도 ESG 때문에 못 피하고, 소비자들도 예전보다 훨씬 예민하고, 규제는 더 강화되는 방향이잖아.
보고서에서는 국제 사회가 플라스틱에 대한 법적 구속력 있는 국제 협약을 마련 중이라고 언급해. 국가별로 방식에 대한 의견 차이는 있어도, “플라스틱 감축 필요성” 자체는 공감대가 있다는 거지.
문제는 플라스틱 규제가 커지면 합성수지 수요가 줄 수 있다는 거야. 그럼 K-석유화학은 어떻게 해야 하냐.
답은 “재활용 + 바이오 플라스틱 + 밸류체인 협업”이야.
여기서 내가 개인적으로 꽂힌 건 ‘화학적 재활용’ 설명이었어.
기존의 물리적 재활용(기계적 재활용)은 품질 저하나 적용 범위의 한계가 있고, 화학적 재활용은 열분해나 가스화로 원료 물질로 되돌린 뒤 새 플라스틱을 만든다는 방식이거든. 이러면 품질 저하 없이 반복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고, 다양한 종류의 폐플라스틱도 처리 범위를 넓힐 수 있다는 거지.
다만, 이 분야도 “누가 먼저 상용화하고, 누가 어떤 고객을 잡느냐”가 승부일 거야. 결국 또 스페셜티 논리랑 연결돼.
친환경 소재도 ‘좋은 뜻’만으로는 안 팔리니까. 성능, 가격, 인증, 공급 안정성이 다 맞아야 하거든.
성장 전략 ③ 전사적 AI 도입으로 생산성·효율성 제고
여기서 말하는 전사적 AI는 “챗봇 도입” 같은 가벼운 얘기가 아니야.
공장과 공급망 전체가 데이터로 연결되고, 예측하고, 최적화하는 쪽에 가깝지.
보고서에 나오는 AI 활용 범위를 보면 꽤 현실적이야.
R&D/디자인 단계에서는 설계 자동화, 디자인 시뮬레이션, 디지털 트윈 같은 게 있고, 생산 단계에서는 생산 데이터 분석, 품질 및 수율 예측, 자동 품질 최적화, 설비 예지보전, 이상 발생 감지 같은 것들이 나와. 공급망 쪽은 수요 예측, 생산 계획, 재고 관리, 물류 자동화, 운영 쪽은 RPA나 실시간 데이터 분석까지.
왜 전사적 AI가 K-석유화학의 성장 전략이냐면, 지금 같은 다운사이클에서는 “원가 절감”이 곧 생존이고, 동시에 “품질 안정성”이 스페셜티로 가는 최소 조건이거든.
특히 공장은 고장이 한 번 나면 손실이 엄청 크잖아. 예지보전이 제대로 돌아가면 가동률 자체를 올릴 수 있고, 불량을 줄이면 수율이 올라가고, 결국 원가가 내려가. 말이 쉽지만, 이게 쌓이면 회사 체질이 바뀌어.
그래서 나는 전사적 AI를 “미래 얘기”가 아니라 “지금 당장 착수해야 할 기본 공사”로 봐.
K-석유화학이 스페셜티로 가고, 친환경 소재로 가고, 사업구조재편을 하려면 결국 현장 데이터가 기반이 돼야 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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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만은 알고 보자: 석유화학산업 개요 및 특징
혹시 여기까지 읽고 “근데 NCC, ECC, COTC 이런 말이 너무 많다” 싶었다면 정상이다. 그래서 아주 짧게만 정리해 볼게.
- NCC(나프타 크래커): 원유에서 뽑은 나프타를 분해해서 에틸렌·프로필렌 같은 기초유분을 만들고, 그걸로 플라스틱/합성수지로 이어가는 구조
- ECC(에탄 크래커): 천연가스에서 나온 에탄을 기반으로 해서 원가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경우가 많음
- 에틸렌 스프레드: 에틸렌 가격에서 나프타 가격을 뺀 값(대충 마진의 바닥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보면 편함)
- COTC/TC2C: 정유-화학 통합 공정으로 중간 단계를 줄이고, 원유를 더 직접적으로 화학 제품으로 전환해 효율을 높이는 방향
이런 구조 차이가 결국 “같은 제품을 만들어도 누가 더 싸게 만드냐”로 연결되고, 그게 지금 K-석유화학이 겪는 압박의 본질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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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K-석유화학을 보는 관점, 이렇게 바꿔보자
마지막으로, 이 글을 그냥 업황 분석으로만 끝내고 싶진 않아서 현실적인 관점 하나만 더 얹어볼게.
K-석유화학은 지금 ‘버티기’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새 판을 다시 짜는 과정”에 들어간 것 같아.
그 새 판의 순서는 이렇다고 생각해.
- 사업구조재편으로 겹치는 부분부터 정리한다
- 동시에 스페셜티로 체질을 바꿔서 ‘가격 경쟁’에서 빠져나올 출구를 만든다
- 친환경 제품과 재활용/바이오 쪽으로 시장의 요구를 따라잡는다
- 그리고 이 모든 걸 가능하게 하는 인프라가 전사적 AI다
이 네 가지가 따로 노는 게 아니라, 서로 물려 있다는 게 포인트야.
사업구조재편만 하면 “축소”로 끝나기 쉽고, 스페셜티만 외치면 “R&D 슬로건”으로 끝날 수 있어. 친환경도 마찬가지고.
전사적 AI는 도입만 하면 되는 게 아니라 현장/조직/데이터 문화가 같이 바뀌어야 하고.
그래서 결국 K-석유화학의 생존과 성장 전략은 “제품·공정·조직·데이터를 한 번에 다시 설계하는 일”이야.
듣기만 해도 쉽지 않지. 근데 솔직히… 쉬운 길이 있었으면 벌써 갔겠지.
여기까지 읽어준 사람이라면, 뉴스에서 “석유화학 구조재편” 같은 말이 나올 때 예전보다 좀 다르게 보일 거야.
단순히 ‘불황이라 정리한다’가 아니라, ‘산업이 새 규칙에 맞춰 몸을 바꾸는 중’이라는 신호로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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