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놀로지(Funology)에 대하여 궁금합니다.

▶ 질문

무언가를 선택할 때 기왕이면 재미있고, 즐거운 것을 택하려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죠.

 

이러한 소비자들의 욕구와 맞물려서 퍼놀로지가 소비트렌드 가운데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는데요. 퍼놀로지에 대해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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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답변

요즘은 언제 어디서나, 어떤 일에서든 ‘재미가 있느냐 없느냐’가 최우선적인 고려 대상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첨단 기술은 기본이고, 거기에 재미있는 요소를 더해야만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죠. 그래서 ‘퍼놀로지(funology)'라는 말이 생겼는데요, 발음 그대로 fun-재미와 technology-기술이 결합된 말입니다. 우리말로 하자면 ‘기능성 재미’라고 풀이할 수 있겠죠.

소비시장을 이끌 트렌드 중의 하나로 꼽히기도 한 ‘퍼놀로지’는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쓰이고 있는데요, 우선, 휴대폰을 보죠. ‘가로 본능’이라는 이름으로 친숙한 삼성전자 휴대폰 애니콜 V500은, 화면을 가로로 볼 수 있어서 사진을 찍을 때나 동영상을 볼 때 매우 유용합니다.

그러나 정작 소비자들이 이 휴대폰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는 ‘가로 액정’의 기능적인 특성 자체보다는, 디자인의 신선함에 있습니다. 지금껏 세로 화면만이 당연한 줄 알고 봐 왔던 소비자에게, 액정을 90도 꺾어서 가로로 본다는 것은 그 자체로 특별한 ‘재미’로 다가옵니다.

운동기구에도 퍼놀로지가 적용되고 있는데요, LCD 모니터를 장착한 러닝머신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계기판 위의 모니터를 통해 TV 시청, DVD 감상 등을 즐길 수 있어서, 단순 반복의 지루함 때문에 운동을 포기하게 되는 단점을 없앤 거죠. 또, 노를 젓는 원리를 이용한 전신 운동기구인 로잉 머신 중에도 역시 모니터를 장착해서, 인터넷 연결을 할 수 있는 제품이 등장했습니다.

외식업에서도 역시 퍼놀로지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맛과 재미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펀 메뉴’를 앞 다퉈 개발하고 있는데요, 조개 모양 과자를 그릇으로 이용해서, 스파게티와 그릇을 동시에 먹을 수 있는 베니건스의 ‘타코쉘 스파게티 그라탕’, 서울우유의, 용기를 꺾어 먹는 요구르트 ‘비요뜨’ 같은 것들입니다.

드라마, 영화 등 문화 상품에서도 유쾌하고 유머러스한 환타지가 성공의 관건이 되고 있습니다. 패션 디자인에는 자칫 우스꽝스러워 보일 수 있는 과감한 프린트들이 등장하여 인기를 모으고 있는가 하면, 학습 교재도 놀이 요소를 가미한 상품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재미가 있어야 학습 효과가 높아진다는 의미에서, 이른바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를 개발하고 있는 것이죠.

소비자에게는 즐거움을, 기업에겐 매출을 선사하는 퍼놀로지 트렌드는 마케팅에도 적극 활용되고 있는데요, ‘펀 마케팅’이라고 해서 고객이 직접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재미있는 매장’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불황 타계 방안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펀 마케팅은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게임이나 퀴즈 등 고객 참여형 이벤트를 통해서 고객에게 재미를 줌과 동시에 충성도를 높이고, 매출도 끌어올리는 효과를 노린 것이죠.

 

지금 시장에서는 효율성보다는 소비자의 즐거움에 점을 맞춘 제품이 환영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어떤 분야에서든 신제품 개발에 앞서서, 소비자의 기호를 충족시켜줄 기발하고 새로운 재미가 과연 무엇일까를 탐색하는 작업이 이제 빠져서는 안 될 필수적인 과정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