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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문

작년의 스포츠 스타라면 하인즈 워드 선수를 떠오르는 데요, 그가 활약하고 있는 '피츠버그 스틸러스'가 슈퍼볼 결승에 오르면서 국내에서도 미식 축구리그에 대한 관심이 매우 뜨거웠습니다.

 

'NFL이야말로 미국인이 열광하는 진짜 미국 스포츠'라는 말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만큼 미식축구에 대한 미국인들의 관심은 엄청나다고 하는데요.. NFL이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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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답변

<출처 : SERI 마케팅전략실 이민훈 연구원>

 

 

NFL은 오하이오주 캔턴에서 프로미식축구협회(APFA)라는 이름으로 창립한 이후 87년간 미국인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며 승승장구해 왔는데요. 그럼 Economist에 소개된 바 있는 NFL의 성공 비즈니스 전략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NFL의 성공비결 중 첫번째는 "리그 집권형" 운영입니다. 구단이 아니라 리그가 중심이 되는 방식인데요. NFL의 리그 집권형 구조의 핵심에는 카리스마적 리더십으로 유명한 NFL 총재 폴 태글리아부(Paul Tagliabue)가 있습니다. 올해 65세의 태글리아부는 NFL 조직을 타 스포츠 및 엔터테인먼트 업체를 망라해 최강의 힘을 거머쥔 단체로 만든 주역으로 평가 받고 있는데요.

 

그가 리그 운영의 제1원칙으로 강조하는 것은 "공생공존"입니다. 그는 타 리그들처럼 잘 나가는 구단에만 수익이 쏠리지 않도록 연간 약 37억 달러에 달하는 거액의 방영권과 스폰서 자금, 관련 상품 판매 수입 등을 리그 주도로 일괄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리그는 이 중 60~70%에 달하는 금액을 특정 구단이 아닌 전체 산하 구단에 골고루 분배하는데요.

 

그 결과 대도시를 본거지로 하는 구단 뿐 아니라 소도시를 본거지로 하는 구단도 재정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박지성, 이영표 선수가 활약중인 영국 프리미어리그는 매년 같은 팀이 이익을 독식하고 성적이 부진한 팀은 파산하는, 그야말로 빈익빈 부익부 구조로 인해 곤란을 겪고 있지요. , 리그집권형 구조 덕분에 NFL은 지속성과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죠.

 

둘째, "다이나믹한 리그"를 만든 것입니다. NFL 1987년 이후 "노조파업 제로"라는 기록을 세우고 있는데요. 그렇다고 NFL의 연봉이 타 스포츠에 비해 엄청나게 높은 것은 아닙니다. 프로야구, 농구, 아이스하키의 경우, 90년 이후 평균 연봉이 12~16% 오른 반면 NFL 9% 오르는데 그쳤을 정도니까요.

 

게다가 NFL은 샐러리캡(salary cap), 즉 팀 연봉상한제를 엄격하게 지킴으로서 강팀만 크고 약팀은 고사하는 악순환을 방지하고 있는데요. 구단별 전력평준화를 가져온 샐러리캡 덕분에 NFL은 매 시즌마다 우승팀이 바뀝니다. 승부가 뻔하지 않기 때문에 팬들은 시즌 막판까지 경기장을 찾아 열광적 응원을 보내게 되는데요. 대신 리그 수입이 오르면 샐러리캡도 올리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리그의 전구단이 리그수익에 관심을 갖고 리그발전을 공동목표로 인식하도록 만들고 있지요. 그 결과 주요 리그인 야구, 농구, 아이스하키 리그가 겪고 있는 재정악화와 반복된 노조 파업 등을 피할 수 있었죠. 

 

셋째 "허허실실 리스크 관리체계"도 매우 흥미롭습니다. NFL은 당연히 소속구단이 있어야 할 유명 대도시 중 하나 이상을 항상 미연고지로 비워 놓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LA는 미국에서 2번째로 큰 주임에도 불구하고 축구팀이 없습니다. LA 주민들의 끊임없는 원성에도 NFL은 요지부동인데요. 이것은 NFL의 고도의 전략입니다. 만약 기존 팀이 연고지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상에서 불리할 경우, LA처럼 자리가 비어있는 도시로 쉽게 옮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매우 지능적 방편인 셈이지요. LA 소속팀을 만드는 것보다 LA를 비워 두는 게 향후 리스크 관리에 훨씬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인데요. 실제 이 같은 전략 때문에 공적자금 투입문제나, 각 팀의 시설 그리고 장비 교체 등의 사안에 대해 연고지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태도를 이끌어 내고 있습니다.

 

한편, 최근에는 리그 중심의 마케팅 활동을 점차 구단으로 넘겨 구단의 독자적 활동을 독려하고 있기도 한데요. 리그집권형이 안정적이지만 구단들의 나태하고 안일한 경기행태를 낳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이죠.

 

NFL 성공을 이끈 폴 태글리아부는 올 7월 퇴임을 앞두고, 후임자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수익을 내고 싶다면 경쟁을 뛰어넘어 자신만의 원칙을 만들어라그가 말한 '자신만의 원칙'이란 "경기 및 리그 전체 발전을 이끌어 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구단과 선수, 즉 조직원이 확고한 신뢰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방법을 찾으라는 것이지요. 무조건 경쟁을 조장하는 것만이 스포츠에 활기를 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최근 타 리그들이 NFL의 비즈니스 모델을 모방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벤치마킹에 번번이 실패하는 것도 결국 '자신만의 원칙'을 세우는데 실패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요조직의 성공을 위해 우리는 혹시 일반적인 경쟁의 원칙에만 몰입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우리가 정한 우리만의 원칙은 과연 어디에 초점을 두고 있는지, NFL 사례를 생각하면서 다시 한번 점검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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