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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치킨값 논쟁을 숫자로 해부하다

by 감성리뷰어🎤 2025.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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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배달앱 켜서 치킨 한 번 담아보면, 메뉴 가격도 가격인데 배달팁까지 붙는 순간 “어? 내가 지금 치킨을 시키는 걸까, 서비스비를 사는 걸까” 싶을 때 있지. 특히 주말 저녁에 치킨이 거의 ‘행사’처럼 자리 잡은 집도 많잖아. 그런데 가격이 오를 때마다 뉴스도 시끄럽고, 댓글은 더 시끄럽고, 사장님들 얘기 들어보면 또 사정이 있고… 진짜 왜 이렇게 논쟁이 반복될까?

이번 글은 감으로 이야기하지 않으려고, 2023년 연구보고서 한 권을 기준으로 최대한 차분히 정리해볼게. 핵심은 하나야. 치킨가격은 ‘닭 값’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그리고 배달이 본격화된 이후, 가격을 움직이는 축이 하나 더 생겼다.


치킨값 논란이 반복되는 이유, ‘국민 음식’의 숙명

보고서는 치킨을 “국민 음식”으로 인식하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가격 적정성 논란이 1990년대부터 지속돼 왔다고 짚어. “치킨은 대중에게 ‘국민 음식’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있어 … 논란은 199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됐다는 문장이 꽤 직설적이더라.

또 하나 중요한 포인트는, 우리가 체감하는 ‘치킨 시장’이 사실상 프랜차이즈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점이야. 보고서에는 “2022년 기준 치킨판매 외식업체의 업종은 82.4%가 프랜차이즈 전문점”이라고 적혀 있어.

소비자 입장에서는 대부분 프랜차이즈 가격을 보고 “치킨값이 비싸졌다”고 느끼는 구조지.

시장 구조도 흥미로운데, 2021년 기준 치킨시장의 시장집중도(CR3)가 16%로 나오면서 “경쟁시장으로 분류”된다고 해.

그러니까 ‘몇 개 업체가 다 해먹는 독점 시장’이라기보다는, 브랜드는 많은데 가격 논란은 계속되는 ‘독점적 경쟁’의 성격이 강한 거야.


치킨산업 가치사슬, 한 번만 ‘그림’으로 보면 확 달라져

여기서 보고서가 잡은 접근법이 바로 ‘치킨산업 가치사슬’이야. 쉽게 말하면 “치킨 한 마리”가 우리 집 식탁에 오기까지, 어디에서 돈이 붙고(마진), 어디에서 비용이 늘어나는지(원가) 전체 흐름으로 보는 거지. 보고서는 가치사슬 모형을 기업 단위가 아니라 “산업의 전·후방관계를 고려한” 시스템 차원으로 확장해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해.

이 연구에서 치킨산업 가치사슬은 크게 ‘본원적 활동’과 ‘지원 활동’으로 나눠서 보는데, 결론 부분에 “치킨산업의 가치사슬은 … 본원적 활동과 … 지원 활동으로 구분”된다고 정리돼 있어.

본원적 활동을 다시 풀면, 원료(육계) 투입, 제조·판매(프랜차이즈/매장), 소비(배달 포함) 같은 단계가 되고, 지원 활동에는 R&D나 마케팅, 정부 정책 같은 것들이 들어가.

이 부분을 읽다 보면 “치킨값”이라는 단어가 사실 여러 가격이 섞여 있는 말이라는 걸 다시 확인하게 돼. 산지에서 닭이 얼마인지(산지가격), 유통을 거치며 얼마가 붙는지(도매/소매 유통비용), 매장에서 파는 치킨 판매가격이 얼마인지, 그리고 배달팁까지 포함해 소비자가 최종 결제하는 소비가격이 얼마인지. 우리가 체감하는 건 마지막 가격인데, 논쟁은 중간 가격만 들고 와서 생기는 경우가 많아.


육계가격은 내려가는데, 왜 체감 가격은 오를까

보고서에서 제일 강하게 남는 대목 중 하나가 유통비용 이야기야. 1995~2021년 유통단계별 가격과 비용을 추산했는데, 2021년 기준으로 산지가격 1,305원/kg, 도매가격 2,780원/kg, 소매가격 5,462원/kg이라고 제시해.

이 숫자만 봐도 단계가 한 번 넘어갈 때마다 비용이 꽤 붙지.

특히 산지-도매 유통비용이 1,475원/kg인데, 도매-소매 유통비용은 2,682원/kg으로 더 크다고 하거든.

보고서는 그 이유를 아주 현실적으로 설명해. 소매로 갈수록 “유통단계가 다양하고 복잡”해지기 때문에 도매-소매 단계에서 유통비용이 더 높아진다는 거야.

더 놀라운 건 추세야. 2017~2021년 동안 산지가격과 도매가격은 각각 연평균 -5.5%, -2.1%로 내려갔는데, 소매가격은 연평균 0.6%로 오히려 올랐다고 해.

이게 무슨 말이냐면, 닭 ‘원료’ 가격이 내려가도, 소매 단계에서의 운영비(임차료·인건비·차량유지비 등)와 같은 간접비가 올라가면 소비자 체감 가격은 내려가기 어렵다는 뜻이야. 실제로 2021년 기준 소매 유통비용 항목별 비중에서 직접비가 25.6%, 간접비가 65.5%로 제시돼.

결국 “가게 운영비”가 가격을 끌어올리는 압력이 되는 거지.

여기까지가 배달 이전에도 성립하는 기본 구조야. 그런데 2018년 이후부터는 이 구조 위에 ‘배달 비용’이라는 축이 본격적으로 얹히기 시작해.


배달이 판을 바꾼 시점, 2018년 전후가 왜 중요하냐면

이 연구는 배달대행이 본격화된 2018년을 기준으로 분석기간을 나눠서 봐. 전체기간(2010.01~2023.04), 배달 이전(2010.01~2017.12), 배달 이후(2018.01~2023.04) 이렇게.

그리고 배달이 치킨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생각보다 훨씬 크다. 보고서는 2022년 기준 치킨전문점 소비형태에서 배달소비가 46.5%로 가장 높고, 방문 36.3%, 테이크아웃 17.2%라고 제시해.

반대로 외식산업 전체 평균은 배달이 13.9%에 불과하다고 하니, 치킨은 구조적으로 배달 의존도가 높은 업종인 거야.

배달 비용이 왜 체감이 큰지 감이 오는 숫자도 있어. 프랜차이즈 치킨전문점의 월평균 배달대행 비용이 1,205,485원/개소, 비프랜차이즈는 676,300원/개소로 프랜차이즈가 2배가량 높다고 보고돼.

배달 주문량이 많을수록 매출도 늘 수 있지만, 비용도 같이 늘어나는 구조가 있다는 뜻이지.

배달앱과 배달대행 비용구조도 단순하지 않아. 보고서의 표에서는 음식점이 배달앱에 주문중개수수료·광고비를 내고, 배달대행업체에 관리비·배달비를 내며, 배달비는 소비자가 부담하는 배달팁과 음식점이 부담하는 배달료로 구성된다고 정리해.

그러니까 소비자 입장에서는 “배달팁이 비싸다”로 끝나지만, 점주 입장에서는 플랫폼 관련 비용이 여러 갈래로 쪼개져 있다는 거야.

소비 패턴도 치킨 산업이 왜 배달과 떼려야 뗄 수 없는지 보여줘. 2020년 6월 기준으로 주문이 가장 낮은 요일이 월요일(구매건수 8.3%)이고, 일요일을 제외하면 주문금액이 높은 시간대가 20:00~21:59로 나타났대.

쉽게 말해 “저녁·야식”에 집중되는 수요가 강한 업종이라, 배달이 더 쉽게 가격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구조지.


‘그럴듯한 주장’이 아니라, 데이터로 본 원인은 뭐였을까

이 부분부터는 조금 학술적이지만, 최대한 쉽게 풀어볼게. 연구진은 “치킨가격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실증적으로 분석”하려고 가치사슬별 가격을 변수로 잡아서 VAR 분석과 그랜저 인과관계 검정을 했어.

여기서 그랜저 인과관계는 “A가 먼저 움직이면, 시간이 지나 B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되느냐”를 보는 개념이야. 원인을 ‘철학적으로’ 증명한다기보다, 시계열 데이터에서 선행성(리드-래그)을 확인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하면 돼.

결과가 꽤 선명한데, 전체 기간에서는 원료 투입 활동이 제조·판매 활동과 소비 활동에 유의하게 영향을 준다고 나와. 표에서 “원료 투입 활동 ⇏ 제조 및 판매 활동”의 귀무가설이 기각되고(5% 유의수준), “원료 투입 활동 ⇏ 소비 활동”도 기각돼.

쉽게 말해, 원료(육계) 쪽 가격이 움직이면 치킨 판매가격과 소비가격 쪽이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는 뜻이야.

그런데 배달대행 ‘이후’에는 다른 그림이 나온다. 보고서는 “배달대행 이후 기간을 분석한 결과, 제조 및 판매 활동과 소비활동이 서로 1% 유의수준으로 그랜저 코즈”한다고 정리해.

그리고 이걸 한 문장으로 이렇게 해석해. “치킨가격에 영향을 주는 주요인은 육계 가격이었으나, … 이후, 배달수수료 등이 치킨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는 거야.

이 문장은 ‘치킨산업 가치사슬’ 관점에서 보면 더 또렷해져. ‘원료 투입’에서 시작한 가격 변동이 쭉 전달되는 구조는 여전히 존재하는데, 배달이 일반화된 이후에는 ‘소비 단계 비용’도 가격을 흔드는 중요한 변수가 됐다는 의미거든.


그래서 결론적으로 치킨가격 전망은? 2032년 숫자가 있다

이제 다들 궁금한 치킨가격 전망 이야기로 가보자. 보고서는 가치사슬 분석과 인과관계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10년(2023~2032년)간 육계 및 치킨가격을 전망”했어.

결과표에 따르면, 후라이드 기준 치킨 판매가격은 2021년 17,000원/마리에서 2032년 20,027원/마리로 증가하는 것으로 제시돼.

육계 산지가격도 1,305원/kg에서 1,612원/kg으로 오르고, 육계 소매가격은 5,462원/kg에서 7,558원/kg으로 오른다는 전망이야.

여기서 꼭 짚고 넘어갈 게 있어. 보고서도 분명히 적었는데, “치킨가격의 전망치는 배달비용이 포함되지 않은 치킨 판매금액” 기준이야.

그러니까 우리가 배달앱에서 결제하는 최종금액은, 이 전망치에 배달팁이나 플랫폼 관련 비용, 포장비 등이 더해질 수 있다는 얘기지. ‘치킨가격 전망’ 수치를 볼 때 이 차이를 놓치면 안 돼.

그럼 이런 전망은 뭘 기반으로 하냐. 보고서가 잡은 치킨가격 방정식(실질 기준)은 육계 산지가격과 연동되도록 추정돼 있어. 예를 들면 “LOG(CKP/GDPDEF) = 4.8370 + 0.0954*LOG(BFP/GDPDEF) …” 같은 형태인데,

여기서 0.0954는 ‘산지가격 변화가 치킨가격에 얼마나 전달되는지’를 보여주는 계수로 읽을 수 있어. 아주 거칠게 말하면, 산지가격이 10% 오를 때 실질 치킨가격은 1% 안팎으로 반응하는 정도로 추정됐다는 뜻이야. 물론 이건 과거 데이터에서 추정된 관계고, 산업 구조가 바뀌면 달라질 수 있어.

또한 생산량은 사육두수, 사료(옥수수 국제가격), 산지가격의 영향을 받는다고 모형이 구성돼 있어.

사료가 오르면 생산 압박이 커지고, 그게 다시 가격에 영향을 주는 흐름이 연결되는 거지.

그리고 이런 전망에는 가정이 들어가. 환율은 “최근 5년간의 평균값” 수준이 유지된다고 가정했다고 적혀 있어.

현실에서는 환율, 곡물가격, 질병(조류인플루엔자), 소비 트렌드 같은 변수들이 얼마든지 튈 수 있으니까, 이 보고서의 치킨가격 전망은 ‘가정 하에서의 시나리오’로 받아들이는 게 맞아.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 사이, 결국 ‘투명성’이 남는다

가격 논란이 반복되는 이유는 경제모형만으로 끝나지 않아. 보고서는 프랜차이즈 치킨가맹점의 영업이익률이 감소하는 반면, 본사의 영업이익률이 증가·정체한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해.

그리고 본사 이익률에는 가맹점이 부담하는 각종 수수료와 원료 공급 유통마진이 포함될 수 있다고 지적해.

문제는 “원료의 가격 구조는 공개되고 있지” 않아서, 가맹점주가 ‘폭리 의혹’을 제기한다는 대목이야.

실제 숫자 예시도 나와. “2018년 기준 육계산지가격이 1,399원이나 … 가맹점에서 육계를 납품받는 가격은 5,426원 수준”이라는 사례가 제시돼.

업계에서는 염지 같은 가공과정, 도계비용, 물류를 이유로 들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구조가 잘 안 보이니 불신이 커지기 쉬워.

게다가 납품가격이 원재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다고 해. 보고서는 “육계납품가격이 … 원재료비에 70% 이상”이라는 문장을 통해 원료비 영향이 유의하다고 설명하거든.

결국 가맹점은 원료와 플랫폼 비용에 동시에 압박을 받는 구조가 되고, 소비자는 최종가격에서 그 압박을 체감하는 구조가 되는 거지.

그래서 연구진이 제시한 개선책이 현실적이야. “프랜차이즈 본사의 원료 납품가격 투명성 제고”, “배달앱 및 배달 수수료 기준에 관한 법정 근거 마련”, “치킨산업 관련 통계 데이터 구축”이 핵심 제안으로 들어가.

특히 통계 부분은 보고서에서도 치킨가격, 생산량 같은 “공신력 있는 통계자료의 구축이 이루어지지 않은 실정”이라고 말하고, 소비자 권익 차원에서 공개 필요성을 언급해.

숫자가 있어야 싸움이 줄어들거든.


소비자 입장에서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것들

여기까지 읽고 나면, “그럼 나는 어떻게 해야 해?”가 남지. 솔직히 말하면, 개인이 산업 구조를 바로 바꾸기는 어렵다. 다만 치킨을 시킬 때 ‘무엇이 가격을 올리는지’를 알고 선택하면, 체감 스트레스는 줄일 수 있어.

우선 같은 브랜드라도 배달 주문과 포장 주문의 총액을 한 번 비교해봐. 보고서가 말한 것처럼 치킨 판매가격 전망에는 배달비용이 포함되지 않을 수 있고,

배달 관련 비용은 주문 형태에 따라 크게 달라지거든. “치킨가격 전망”이 2만원에 가까워진다 해도, 내가 실제로 결제하는 돈은 주문 방식에 따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될 수 있어.

그리고 치킨 수요가 몰리는 시간대가 20~22시라면,

그 시간대에 배달대행 단가가 올라가거나 배달팁이 뛰는 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야. 꼭 그 시간에 먹어야 하는 게 아니라면, 조금 앞당기거나(저녁) 또는 포장으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체감 가격이 달라질 수 있어.

마지막으로, 가격 논쟁을 볼 때 ‘닭값’만 보지 말고 ‘유통비용’과 ‘플랫폼 비용’을 같이 보자. 산지가격이 내려가도 소매 유통비용이 늘면 체감 가격은 안 내려간다, 이게 보고서가 보여준 핵심이었잖아.

그리고 배달 이후에는 소비 단계 비용이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는 해석도 나왔고.

치킨가격 전망을 읽을 때도, 이 두 축을 같이 보는 게 맞아.


마무리하면서 한 가지만 더.

치킨값을 둘러싼 싸움은 ‘누가 나쁘냐’로 끝내면 매번 똑같이 반복된다. 대신 치킨산업 가치사슬을 따라가면서, 어디에서 비용이 커지고 어디가 불투명한지 보자는 게 이 보고서의 메시지였고, 그 관점이 있어야 치킨가격 전망 숫자도 더 정확하게 읽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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