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
일본 최대의 광고기업 덴쓰가 최근 전사차원에서
광고전략을 재정비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 이유가 구글이 광고업계의 패러다임을 바꾸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구글이 광고업계의 패러다임을 어떻게 바꿨나요?
또 구글이라는 강적을 만난 덴쓰가 어떤 광고전략을 구상하고 있는지를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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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답변
아시다시피 구글의 광고전략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철저한 성과보수형 모델입니다. 구글 이전의 광고는 광고회사가 광고를 만들어 매체에 노출시키면, 소비자가 그 광고에 얼마나 관심을 보였나와는 별 상관없이 광고주가 광고비를 지불하는 방식이었죠. 반면 구글의 애드워즈(AdWords)는 기존 방식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광고모델인데요. 애드워즈는 검색결과와 관련 있는 광고를 노출시키고 사용자가 광고를 클릭한 만큼 광고비를 받는 모델이죠. 검색과 광고를 연결함으로써 관심있는 계층에 광고를 집중할 수 있고, 클릭한 만큼만 광고비를 내면 되는 합리적인 구조가 광고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구글은 2004년에는 애드센스(AdSense)를 출범시켜 광고의 범위를 더욱 확대했는데요. 각 블로그에 가장 적합한 광고를 붙여주는 애드센스 서비스를 통해 구글은 경이적인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2006년 전체 수익의 99%인 약 100억 달러를 광고에서 벌었고, 이것은 세계 최대 광고기업인 옴니콤그룹의 수입을 앞서는 것입니다.
한편, 덴쓰는 역사적으로 TV, 신문, 잡지, 라디오의 4대 매체의 성장과 보조를 같이 해온 정통 광고업체입니다. 지금도 전체 매출액의 50%를 TV광고에서 얻고 있죠. 이런 덴쓰로서는 단지 인터넷 검색기업으로만 알았던 구글의 새로운 광고모델이 시장을 잠식해 가는 것이 엄청난 변화의 위협으로 다가왔을 것입니다. 이에 덴쓰는 반성과 함께 빠른 변화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덴쓰가 추구하는 변화의 골자는 역시 소비자의 반응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서 최적의 광고를 한다는 것입니다. 많은 매체에 우리 광고를 노출시키는 것이 핵심목표였던 기존 방식과는 달리, 시장의 반응을 보면서 광고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거죠. 그런데 이 전략의 성공여부는 소비자의 반응을 얼마나 잘 포착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따라서 덴쓰는 소비자의 움직임을 포착하는 최신기술인 '아틀라스'라는 프로그램을 전격 도입했는데요. 이 프로그램은 인터넷 상에서 소비자가 언제 어디서 무슨 광고를 보았는지에 관한 모든 기록을 축적할 수 있습니다. 즉, 인터넷 사이트별로 소비자의 방문 여부와 상품의 판매 경로를 파악할 수 있죠.
덴쓰는 아틀라스로 축적한 데이터를 통해 광고주들에게 최적의 인터넷광고 게재처를 제안할 수 있는 것입니다. 덴쓰의 최종 목표는 관계를 맺고 있는 모든 기업의 홈페이지와 광고에 아틀라스 태그를 설치해 일본 최대의 마케팅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광고주에게 제공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세상을 바꾸는 사람과 기업, 적극적인 시장창조 기업' 이라는 핵심가치를 가진 덴쓰는 이제 '기술로 추월 당했다면 더 좋은 기술로 앞서갈 것'이라는 의지로 새로운 변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덴쓰의 사례는 최고의 지위를 누리던 선두기업이 생각지도 못했던 다른 산업의 해외 신생기업으로부터 자극을 받고, 변화에 직면했던 것인데요. 이는 국경과 산업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글로벌 시대, 인터넷 시대의 모든 기업들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덴쓰의 사례가 우리 기업의 현주소를 다시 한번 점검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